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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던지는 아이

사노라면

by 산삐아노 2020. 3. 2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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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인간이 두려워질 때가 있다. 

하천가 벤치에 앉아 새들을 바라보면서 쉬고 있을 때였다. 

한 남자아이가 뛰어다니면 비둘기를 쫓기 시작했다. 

비둘기를 쫓는 데서 그치지 않고 주변에 있는 것들을 주워서 새들에게 던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돌을 들고 잉어와 오리, 백로가 있는 물 속에 던졌다. 

아이는 돌을 던지는 걸 멈추지 못했다. 

나는 아이에게 "새들에게 돌 던지지 마."라고 이야기를 건넸다. 

아이는 들은 척도 하질 않고 계속 새들을 놀래키고 돌을 던지는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참다 못해 친구까지 거들었다. "새들이 맞으면 아파."하면서.

나는 주변에 그 아이의 보호자가 없나 살펴보았다. 

알고 보니 노부부가 그 아이의 보호자였다. 

노부부는 아이의 그런 행동을 제어하지 않았다. 야단도 치지 않았다. 

그냥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새들을 괴롭히는 아이의 행동, 그 행동을 묵인하는 보호자들의 태도에 기분이 나빠져서 쉬던 곳에서 떠났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보니 아이와 노부부는 하천 건너편 길로 걸어가고 있었다. 

아이는 걷는 중에도 계속해서 돌을 줍고 던지기를 계속했다. 

할아버지는 아무런 신경도 쓰질 않았다. 

할머니는 아이를 제지해보려 했지만 아이는 도무지 말을 듣질 않았다. 

아이는 계속해서 돌 던지기를 계속했다. 

하천가에서 아이들이 가끔 돌을 던질 때가 있지만 한 두 번 하다가 만다. 

오늘 본 아이처럼 쉴새 없이 돌을 던지고 새를 괴롭히는 행동을 하는 아이는 본 적이 없다. 

게다가 주변 어른들이 충고를 하거나 야단을 치면 대개는 중지한다. 

하지만 이 아이는 누구의 이야기도 듣지 않았다.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뒤이어서는 불현듯 궁금해졌다. 

이 아이는 왜 이렇게 새들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걸까?

저런 공격적인 성향은 타고난 걸까? 아니면 학습된 걸까?

아니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해서 나타나는 현상일까?

인간은 생물학적 존재이지만 문화적 존재이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아이의 공격성이 순화되는 과정이 필요할 듯 싶은데...

저대로 방치된다면 자라면서 안으로 공격성을 감추고 숨어서 폭력적 성향을 발현하거나

아니면 드러내 놓고 공격성을 발현하거나 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 마저 생겼다.

나는 아이들이 천사라고 믿지 않는다.

선한 품성이나 도덕성은 학습을 통해 후천적으로 획득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아이는 어떻게 자랄까? 공격성을 제어할 수 있는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제대로 된 시민이 될 수 있을까?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 등등의 속담을 떨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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