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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릅나무의 재발견

나들이예찬/동네나들이

by 산삐아노 2015. 4. 27.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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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중순 하천가를 걷다가 발 아래 떨어져 있는 연두색의 동그란 조각들을 발견했다.

도대체 무얼까?하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느릅나무 열매)

알고 보니, 느릅나무 열매였다.

느릅나무 열매는 동전을 닮았다고 해서 '유협전'이라고 부른단다.

열매는 대개 5,6월에 익는다고 하는데, 4월 중순에 익은 것인지 아니면 바람 때문에 채 익기 전에 떨어진 것인지...

아무튼 귀여운 열매들이 잔뜩 떨어져 바닥을 덮고 있었다.

 

 

느릅나무 열매인지 모르고 느릅나무 열매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 날,

난 그 연두색 동전같은 것이 어디서 떨어졌는지 고개를 들어 나무 찾아 올려다 보았다.

 

 

그 열매가 달린 나무를 쉽게 찾아냈고 잎과 열매가 달린 나무의 모습이 참으로 예쁘다 싶었다.

그래서 이 나무가 정말로 궁금해졌다.

 

 

나는 이 나무를 보려면 집에서 제법 걸어나와야 한다는 것에 조금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나무는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도로 바로 곁 산책길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났을 때, 난 하천가를 걷다가 하천가 다른 곳에서 느릅나무를 발견했다.

 

 

원래 참느릅나무는 하천가나 산에 자란다고 한다.

지금껏 느릅나무를 산에서만 봐 왔지 하천가에서 본 것은 올해 처음이었다.

하천가를 걷지 않았던 것도 아니지만, 난 느릅나무를 한 번도 제대로 주목하지 못했던 것이다.

게다가 느릅나무를 알지 못했던 것도 아닌데, 난 하천가의 느릅나무는 알아 보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느릅나무 수피)

 

어쩌면 4계절의 느릅나무를 알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알고보니, 내가 평소에 걷는 하천가에 느릅나무가 여기저기 많이 있었다.

그 사실에 나는 깜짝 놀랐다.

 

 

제대로 알고 나서야 비로소 난 비로소 느릅나무의 존재가 도처에 있다는 것에 놀란 것이다.

세상 일이 모두 그럴 것이다.

알기 전에는 내 주변에 존재함에도 보지 못하다가 알고 난 후 내 주변에 무수히 존재한다는 것에 놀라는 것.

알기 전에는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다행히 내 마음을 사로잡는 느릅나무가 내가 살고 있는 곳 근처에 여럿 존재한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이제 이 나무를 산책할 때마다 눈여겨 보게 될 것이다.

그렇게 나는 또 한 생명체와 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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