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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양산의 장기기증(?)으로 부활한 우산들

재활용의지혜

by 산삐아노 2015. 4. 1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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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사용하던 자동 우산, 그 우산의 꼭지가 떨어져서 사용하지 못한 지 제법 오래 되었다.

그래서 그 우산 대신 접이 우산을 사용했는데, 그 우산의 고리가 어느날 사라졌다.

 

꼭지가 떨어진 상태로 우산을 사용하면 우산이 금방 망가진다.

그리고 우산의 고리가 없어진 상태에서는 우산을 꼭 손으로 쥐고 다녀야 하니까 불편하다.

 

 

 

그런데 오늘 오후 불현듯 떠오른 생각 하나.

좋아해서 10년 이상 사용한 양산이었다.

검정 양산이었는데 햇빛에 바래서 색깔도 잃었고

양산대 고치기를 셀 수 없이 했는데,

또 양산대가 망가진 것이다. 

 

그래서 올 봄에 이 양산을 과감히 포기하기로 했다.  

 

 

 

10년 이상 사용한 검정 양산에서 고리와 꼭지를 떼어냈다.

 

 

떼어낸 고리와 꼭지.

 

뇌사 상태(?)의 양산에서 떼어낸 고리와 꼭지를 빈사 직전의(?) 두 우산에게 나눠 주었다.

장기기증?

 

아무튼 두 우산은 제 구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꼭지를 받은 자동우산과 고리를 받은 접이우산

 

결국 꼭지와 고리를 나눠준 검정양산은 해체작업에 들어갔다.

양산대는 알루미늄이니까 재활용이 가능할테니, 다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터이고

해서 재활용을 위한 쓰레기통으로 보내지고

분리된 검정천 부분은 일반 쓰레기통으로 던져졌다.

 

정말 검정양산은 평생을 나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했지만, 

결국 자신의 일부를 다른 우산들에게 나눠주고 내게서 떠나갔다. 

 

 

분리된 양산대. 망가진 양산대가 보인다.

또 중간부분에 그사이 고쳐서 사용한 흔적도 그대로 있다. 

 

물건이나 사람이나 몸체를 평생 사용하면 하나 둘 망가지고 망가진 몸의 일부를 고쳐나가다가

급기야 더는 고치기 어려운 상황이 오면 세상을 떠난다.

 

물론 물건은 고칠 수 있음에도

물건의 소유주가 더는 고치고 싶지 않고 사용할 만큼 사용했다는 주관적 판단이 떨어지면 버려진다.

하지만 내 양산처럼 부분적으로 재활용은 충분히 가능하다.

 

물건조차도 오래 사용해서 정이 든 것은 버리는 마음이 좋지는 않다.

 

올 봄에는 친구가 준 꽃양산을 사용해야겠다.

나는 햇빛을 가리기 위해 썬크림을 바르거나 모자를 쓰기보다는 양산을 사용하는 편을 선호하는데,

햇빛 가리는 면적이 넓고 얼굴이 끈적거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남자들과 일부의 여자들은 양산의 잇점을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외국에 있을 때도 양산을 써 볼까 했지만,

주변 한국인이 외국인라는 것이 너무 눈에 띨 것이라며 말리는 바람에 사용하지 못했지만

내려쬐는 강렬한 햇빛을 가리는데 양산을 사용했더라면 훨씬 좋았을 거라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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