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산책하는 벚나무길에 설치되어 있는 안양시 공공예술 프로젝트 작품인 김상균의 [떠도는 섬들].
2007년 작품이니까 설치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이곳은 벚나무길이라 봄철이면 벚꽃에 피어나는데, 회색빛 시멘트 혼합물로 만든 조형물은 벚꽃 사이에서 수줍게 서 있다.
[떠도는 섬들]은 안양시 평촌지역의 대표적인 건축물들을 축소해서 모형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지나다니면서도 이 모형들이 모두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지 모른다.
모두 12개의 건축물을 축소해 기념비로 만들었다고 하니까 그 건물들이 무엇인지 나중에 좀더 살펴봐야겠다.
도시 산책로에 그 도시의 건축물 모형을 기념탑처럼 설치물로 만든 것은 나쁜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다.
3월말부터 5월 초에 이르기까지 설치물과 변화하는 나무들과 지나가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다양한 풍경이 만들어졌다.
특히 작품들이 벚나무길에 설치되다 보니까 회색빛의 기둥들이 봄날의 벚꽃이 피고 지는 과정과 자연스레 어우러졌다.
일상적인 산책 속에서 이 작품은 있는 듯 없는 듯 머물러 있을 뿐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다.
거의 10년 이상 지켜본 작품인데 이제서야 비로소 이 작품을 주목한 자신이 신기할 지경이다.
그런데 왜 제목이' 떠도는 섬들'일까? 섬은 무엇이며 떠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작품 설명에 의하면 작가는 계속해서 움직이는 욕망을 표현하려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각각의 건축물은 욕망을 담은 섬과 같은 것이라고 봐야 할까?
[떠도는 섬은] 벚나무 산책길에서 회색빛 기둥으로 묵묵히 서서 주변의 변화들에 뒤섞인 채 우리 시선을 받는 듯 못받는 듯 계속해서 머물러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이 작품을 시큰둥하게 보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오히려 이 작품이 회색빛 시멘트 재료를 사용한 것이 적절했다 싶을 지경이다.
<보충> 12개의 빌딩 설치예술품과 실제 건물 비교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