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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아이들과 시간을 나누면서 부모가 된다는 메시지

볼영화는많다/감독

by 산삐아노 2021. 7. 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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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도대체 아버지는, 부모는 어떻게 되는 걸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직업적으로 성공한 료타란 인물을 통해서 찾아본다. 일에 거의 모든 것을 걸고 있는 가부장인 료타는 외아들 케이타의 양육을 전업주부인 아내에게 맡겨놓고 자신은 돈을 벌어서 케이타 양육에 필요한 비용을 대는 것으로 아버지의 역할을 다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료타는 내 아버지가 무척 닮은 인물이다. 전업주부인 어머니께 아이들의 양육을 맡겨놓고 오직 돈 버는 일에만 매달렸다. 

영화의 프롤로그에서 6살된 케이타가 사립초등학교 입학을 위한 면담에서 '여름동안 아버지와 캠핑을 가서 연날리기를 했다'는 거짓말을 한다. '연날리기'는 전개되는 스토리와 관련해서 상징적이고, 중요한 소재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은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은 작품. 

영화 초반부에는 아버지, 어머니, 아들의 3인 가족이 만드는 가정의 풍경, 즉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아이 양육에 몰입하는 어머니, 순종적인 어린 아들의 가정이 따분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야기는 곧 충격적인 과거 사건이 드러나면서 흥미로와진다. 

케이타는 료타의 친자가 아니고 산부인과에서 바뀐 아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친자는 '류세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가정에서 자라고 있었다. 

류세이의 아버지는 릴리 프랭키가, 류세이의 어머니는 마키 요코가 연기한다. 이 두 배우를 다시 만나서 반가웠다. 

릴리 프랭키와 마키 요코는 앞서 보았던  [태풍이 지나가고]에도 나온다. 

그리고 케이타의 외할머니로 키키 기린이 연기하는데, 키키 기린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에서 할머니로 여러 번 나와서 영화를 볼 때마다 재미난 할머니의 모습에 즐거워진다. [태풍이 지나가고], [어느 가족], [진짜로 일어날지 몰라, 기적]에서도 키키 기린을 만날 수 있다. 

류세이가 자라온 가정과 케이타가 자라온 가정은 전혀 다른 분위기다. 

류세이네는 부유한 편은 아니고 부모 모두 일을 한다. 어머니는 강한 편이고 아버지는 부드럽고 아이들과 잘 놀아준다. 

이 집에는 아이들이 모두 셋. 류세이는 게임과 노는 것을 좋아하는 개구장이기도 하지만, 동생들을 잘 보는 제법 의젓한 형. 

케이타네는 부유한 편으로 아버지 료타만 일을 해도 풍족하다. 아버지는 엄격하고 어머니는 부드럽고 자상한다. 

케이타는 아버지가 놀아주지는 않아도 유능한 아버지를 닮고 싶고 아버지를 좋아하는 아들. 얌전하지만 우수한 아이는 아니다. 

두 집안은 서로 만나서 아이들을 어울리게 하고 서로의 가정에 일주일에 한 번씩 숙박을 시키기도 한다. 

그러다가 결국 아이들의 교환을 결정한다. 

료타는 자신의 피를 타고 나지 않은 아이를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을 한다. 

아이를 키운 시간보다는 타고난 혈육임을 더 중요하다는 자기 아버지의 생각과 같다. 양육시간보다는 피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 

료타는 처음에는 두 아이 모두 키우겠다는 엉뚱한 생각도 해보지만...

결국 류세이를 키우기로 마음먹고 데려온다. 

류세이 아버지는 평소 류세이와 연날리기를 해왔고 료타에게 류세이와 연날리기를 해주라고 부탁한다. 

케이타는 아버지 료타가 '미션'으로 제시한 류세이네 집에서 살기를 일단 받아들인다. 

하지만 류세이는 결국 연날리기를 하고 싶다면서 가출해서 자신을 양육해준 부모곁으로 돌아간다.

료타는 되돌아간 류세이를 되찾아오지만...

비록 친부모를 어머니, 아버지로 부르는 것은 받아들여도 류세이의 소원은 변함 없다. '아빠, 엄마에게도 되돌아가는 것'.

류세이를 찾으러 온 아버지가 자신은 염두에도 없다는 사실에 케이타는 상처받는다. 

감독은 도대체 부모란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묻는다. 감독이 선택한 답은 '양육을 통해 우리가 부모가 된다는 것'.

료타는 6년동안 케이타를 키우면서 양육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돈을 벌어 필요한 물건, 좋은 교육, 부유한 가정환경을 만드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류세이 아버지는 다르다. 그는 비록 많은 돈을 벌지 못했지만 정말로 아이들과 시간을 나눌 줄 안다.

진짜 양육이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시간을 나누는 것. 

료타도 아이가 뒤바뀐 사건을 알아챈 후 겪는 일련의 상황을 통해서 점차 진짜 아버지로 변해간다. 그렇게 아버지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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