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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기억

볼영화는많다/시대

by 산삐아노 2021. 3. 1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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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감독의 [건축학개론(2012)]이 나온 지도 벌써 1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용주 감독은 연출뿐만 아니라 각본도 담당했는데, 자신이 건축공학과 출신이라서 건축학도가 주인공이 이야기를 썼나 보다.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이 영화를 소개하는 것은 여러 번 본 것 같은데, 영화를 제대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학교 1학년 2학기 건축학개론 수업시간에서 만난 건축학과 승민이와 음대생 서연은 서로를 좋아하게 되지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지도 못한 채 오해로 인해 헤어지게 되고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나게 된다. 

스토리 라인은 다음과 같다.

서연이 어린시절 지냈던 제주도집의 설계를 의뢰하러 승민이 일하는 건축사무소에 나타난다.

승민은 처음에 서연의 제주도 집을 완전히 허물고 다시 지으려 했지만, 마음을 바꿔 리모델링하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승민과 서연은 대학교 1학년 2학기 그 시절의 둘의 만남, 친해짐, 그리고 헤어짐에 대해 떠올리게 되고 

그들의 첫사랑을 확인하고 오랜 기간 앙금처럼 끌어안고 살던 첫사랑의 미련을 정리한다. 

대학교 1학년의 과거 승민은 이제훈이, 건축사인 승민은 엄태웅이, 대학교 1학년의 과거 서연은 수지가, 설계를 의뢰한 현재의 서연은 한가인이 연기한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배우는 조정석. 지금은 주연배우로 자리를 굳혔지만 그의 영화역사의 초창기였던 이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조연을 했다. 

엄태웅은 요즘 얼굴보기 어려운 배우가 되었다. 성매매혐의로 벌금형을 받고 2017년 KBS, MBC, EBS에 영구출연정지처분을 받았다고.

누나 엄정화는 지금껏 배우로서 잘 나가고 있건만... 역시 배우들은 자기처신을 잘 해야 하는 법.

한가인은 영화배우로는 이 영화가 마지막이었다.  한가인 정말 예쁜 배우다. 연기력은 좀 부족하더라도.

이 영화의 흥미로운 점은 승민과 서연이라는 인물이 이상적인 인물이 아니라 주변에 흔한 사람이라는 점이 흥미로왔다.

20대초 서연은 부자집 남자에게 관심을 가지고 부자동네에서 살고 싶은 허영심 많은 여대생이었고 승민은 시장에서 순대국밥집을 하는 어머니, 짝퉁 티셔츠가 부끄러운 철 없는, 그리고 소심한 남학생이었다. 이들의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도 사실 이들의 허영심과 소심함이 한몫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지극히 보통의 인물들이었던 승민과 서연의 이루어지지 않은 첫사랑이 사실적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이 둘은 똑같이 이 첫사랑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 살아왔다. 승민이 끌어안고 살던 CD플레이어와 전람회 CD, 그리고 서연이 끌어안고 살던 2층집 축소모형. 

그리고 이 영화가 재미났던 또 다른 지점은 90년대 분위기. 

아마도 감독이 90년대에 대학생활을 해서 잘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이용주 감독은 연출한 작품이 그리 많지 않았다. 건축학개론 이후 잠잠하다가 [서복(2019)]을 연출했다고 하는데, 그 영화가 올봄에 개봉된다고 한다. 코로나 19때문에 개봉이 미뤄진 모양이다. [건축학개론]과는 전혀 다른 장르의 영화인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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