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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좋은 가을날 동네 산책: 달개비, 배롱나무, 명아자여뀌, 고마리, 둥근잎유홍초, 수크령, 금강아지풀, 흰뺨검둥오리, 잉어떼 등

나들이예찬/동네나들이

by 꿈꾸는 산삐아노 2020. 9. 2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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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서 며칠 부족한 나날동안 아파트 현관문을 거의 나서지 않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취약한 기저질환자랑 살기 때문에 나로 인해 함께 사는 사람을 감염시키고 싶지 않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햇살도 너무 좋고 확진자 수도 좀 줄어들어서 정말 오랜만에 용기를 내서 동네 산책을 나섰다. 

벚나무길에는 어느새 낙엽이 떨어져 있었다. 

벚나무가 붉게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는 계절에 들어 섰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고 지내다가 계절의 변화를 확인하고는 좀 놀랐다. 

시간은 쉴새없이 흐른다.

하천가를 향해 계단을 내려가는데 파란 나팔꽃이 보였다. 

낮 12시가 조금 못된 시간이었는데 응달이어서 그런지 나팔꽃이 아직 꽃을 피우고 있었다. 반가웠다. 

붉은 토끼풀의 통통한 분홍색꽃도 눈에 띠었다. 

햇살에 반짝이는 수크령과 파란 달개비가 아름답다. 

달개비의 푸른 빛은 어찌 저리도 상큼할까!

하천가에는 벌써 가을이 자리잡았다. 

멀리 물억새가 보인다. 

햇살에 일렁이는 물억새의 몸짓에 눈길이 간다. 

쑥부쟁이의 연보라빛 꽃도 사랑스럽다. 강아지풀도 고개를 숙이고 햇살을 받고 있다.

벼과 식물들의 이삭꽃들이 군락을 이뤄 있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푸른 하늘, 흰 구름, 그리고 녹색 나무와 풀들.

명아자여뀌의 꽃이삭이 축축 늘어져 있다. 그런데 이 여뀌꽃을 좋아하는 오리들이 아무데도 안 보인다.

수크령 군락도 대단하다. 짙은 적갈색빛을 띤 수크령의 기세가 좀 부담스럽다.

개여뀡, 수크령, 강아지풀, 금강아지풀이 서로 어우러져 햇살을 받고 있다. 

한 아저씨가 대단한 카메라를 가지고 열심히 사진촬영중이다.

고마리꽃이 만발해 있다.

쇠무릎꽃도 쇠비름꽃도 색깔은 찬란하지 않지만 나름 꽃피우느라 분주하다.

습지는 완연히 달라졌다. 조성해둔 꽃밭이 무색하다. 명아자여뀌가 자리를 차지해버렸다.

나무다리를 건너려는데 멀리 짓고 있던 아파트가 벽이 되어 높아졌다. 

그사이 아파트 공사는 쉼없이 진행되었나 보다. 

금강아지풀이 햇살 아래 황금빛으로 고개를 바싹 들고 있다. 

명아자여뀌와 금강아지풀, 강아지풀이 뒤섞여 자라는데 수줍게 고개숙인 강아지풀이 이들 틈에서 눈에 잘 안 띠네.

애기나팔꽃이 햇살 아래 지고 있다. 곁의 달개비꽃은 생생하게 푸른 빛을 내뿜고 있다.

돌담아래 미국쑥부쟁이 꽃이 방긋.

도시형 강아지풀로 지칭되는 금강아지풀이 도로가에 자리를 잡았다.

가을날의 코스모스. 분홍빛 꽃이 살랑살랑. 주변에 한삼덩굴잎, 둥근잎유홍초잎들이 뒤섞여 자란다.

비둘기들이 풀 위에서 식사중. 한가롭고 평화로와 보인다.

지난 장마비에 망가진 다리 난간이 제대로 고쳐져 있다. 훨씬 더 튼튼하게 만들었다. 

왜가리 한 마리가 우두커니 쌍개울에 홀로 서 있다. 

그런데 이곳에서 지내던 청둥오리들이 한 마리도 안 보이네. 

태풍에 다 휩쓸려갔나? 장마비에도 잘 살아남았는데...

다리 아래를 내려다 보니 잉어떼의 규모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다들 장마비와 태풍에 한강으로 휩쓸려가버렸나? 너무 줄었다.

마침내 오리들 발견! 돌 위에서 쉬고 있는 오리들아, 반갑다!

저 다리를 건널 생각이다. 

흰뺨검둥오리들이 햇살을 쬐며 쉬고 있다. 

세월교를 지나다 아래를 보니 잉어들이 몰려 있다. 그런데 새끼 잉어들이 너무 많다.

이 어린 잉어들이 다시 자라서 우리 하천을 지배하려나 보다. 

다리 건너편 플라나터스의 잎이 누렇게 말라가고 있었다. 

올여름 비가 계속 내려서 하천가의 플라타너스는 다들 이렇게 잎마름병에 걸렸다.

배롱나무들이 진분홍빛 꽃들 피웠다. 

둥근잎유홍초의 귀여운 진홍색 꽃도 보인다. 

가래나무의 열매도 제법 자랐다. 비바람을 견디고 잘 매달려 있어 기특하다.

바닥에 가래 한 알이 서둘러 떨어져 뒹굴고 있다. 썩었다.

돌아오는 길에 인도교 위에서 하늘도 올려다 보고 하천도 내려다 보고 잠시 걸음을 멈췄다.

하천은 내가 찾지 않는 동안에도 부지런히 제 할일을 했다. 확실히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바뀌고 있었다.

햇살을 받으면서 하천가를 걷다 보니, 마음이 꽉 차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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