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은 꼭 소나무를 돌보러 산에 가야겠다 결심했다.
그리고 그 결심을 지켰다.
혹시 날씨가 추울까 주저도 되었지만
막상 길을 나서보니 전혀 춥지가 않다.
영상의 겨울날씨가 친절한 느낌마저 주었다.
산을 오르면서
두나도 한 번 쳐다보고
세나도 한 번 쳐다보고...했다.
그리고 한 참을 네나를 바라보는데,
뒤따라오던 등산객들이 차례로 걸음을 멈춰서서 위를 쳐다 본다.
내가 고개를 내리고 눈이 마주치니, 내게 묻는다.
"무얼 보세요?"
나는
"소나무가 잘 있는지 봤어요."하고 답했다.
아마도 그 사람은 내게서 원하는 답을 얻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뭔가 색다를 무엇을 보는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나는 정말로 소나무가 잘 있는지를 한참동안 살펴보고 있었다.
오늘은 네나 곁의 오나에게 흙주머니를 안겨주었다.
지난 번 잘 정리해 두고 간 나무토막과 돌들이 좀 흩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대로 두었다. 다음 번에 정리하기로 하고.
오히려 네나는 상태가 좋아보이는데, 오나는 잎이 다 떨어져서 너덜거리는 느낌을 주었다.
흙주머니를 받쳐주면 나아질까?
산을 내려오기 전에 하나 곁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평소 앉아서 쉬는 자리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쉴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쉬다가 일어서서 하산하려는데
바위 위에 누군가 잃어버린 차키가 떨어져 있다.
새해 첫날부터 산에 와서 차키를 잃어버린 사람은
기분이 썩 좋지는 않을 것이다.
이 차키는 다시 주인을 만났을까?
평소 무얼 잘 잃어버리는 나는
차키 주인이 열쇠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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