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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 내린 날

사노라면

by 산삐아노 2022. 12. 15.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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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날씨 덕분에 행복할 수 있다.

함박눈이 펑펑 내린 오늘, 창으로 눈내리는 모습을 보는데 행복했다. 

오후에 눈이 그쳤을 때 도서관에 가기로 하고 아파트 현관을 나서다 보니까 세상이 하얗다.

아파트의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 위에 흰 눈을 얹고 있다. 

후문을 나서기 전에 잠깐 주변을 둘러보았다. 새하얗다.

도서관 가기 전 지나가는 동네공원에는 누군가 눈사람을 만들어두었다.

공원길의 눈을 치우는 사람은 시끄러운 소음을 만들면서 열심이다.

도서관 가는 길은 사람들의 발자국이 어지러이 흩틀어져 있다.

이제 곧 사라질 도서관 건물 한 켠에서 자라는 이 가오즈카 향나무들은 아마도 뽑히겠거니 생각하니 안타깝다.

무엇이든 마지막이라 생각하면 더 눈길이 간다.

도서관을 들를 때마다 주변을 훑어보는 습관이 생겼다.

아직은 헐리려면 조금 시간이 남았지만 이 볼품없는 도서관 건물의 생이 거의 막바지다.

눈 오는 날 잠깐 눈 그찬 틈을 타서 한 도서관 외출도 만족스러웠다. 

눈 덕분에 행복했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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