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유난히 흐리다.
곧 비가 쏟아질 것 같다.
지난 금요일 늦은 오후도 그랬다.
하천가를 걸어 볼 일을 보러 가던 중이었다.
풀이 하루가 다르게 파랗다.
올 겨울 우리 동네 하천에 자리잡고 아직 떠나지 않은 청둥오리 커플.
이 커플을 만나면 혼자 반갑다.
얼마 전 만해도 이 근방에는 오리들, 백로, 왜가리 등 새들이 북적거렸다.
다들 떠나고 남은 오리는 얼마 없다.
풀은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하지만 오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은 아직 어둡고 무겁다.
어린 백로다. 백로가 다 떠나고 난 다음에 이 백로는 이곳을 홀로 지키고 있다.
어찌 좀 외로워보이네.
하늘빛이 점차 어두워진다.
마침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우산을 받치고 다닌다.
근처에 살고 있는 유기오리들도 보인다.
비가 오건 말건, 오리들은 파릇파릇 올라온 새풀 먹기에 바쁘다.
겨울을 무사히 잘 지내고 봄을 맞는 오리들. 봄날의 풀맛을 즐기고 있을 것만 같다.
봄이 한 걸음 두 걸음 조금씩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