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팬픽] 10대 청소년의 성정체화 과정을 담은 영화

볼영화는많다/성적 다양성

by 산삐아노 2023. 5. 20. 18:08

본문

우연히 보게 된 폴란드 영화 [팬픽(2023)]은 10대 청소년들의 자아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마르타 카르보프스카가 각본도 쓰고 연출도 맡았다.

이력을 살펴보면, 영화감독이면서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연극 감독, 공익광고 감독이기도 하다고. 

[팬틱]에 등장하는 고등학생 토시에크는 트랜스맨으로, 레온은 게이로 자신을 정체화한다. 그리고 둘은 서로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성소수자 친구를 받아들이기 힘든 같은 반 친구들, 성소수자 학생을 받아들이기 힘든 선생, 성소수자 자녀를 받아들이기 힘든 부모에 대해서도 영화는 함께 이야기한다.

이 영화 속의 막스는 예전의 내 모습을 보는 듯하다. 

막스는 트랜스맨으로 정체화한 토시에크가 남학생인 레온을 좋아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트랜스젠더라는 자기 성정체화가 성적 대상을 남성으로, 또는 여성으로 삼는 것에 대한 것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트랜스 젠더가 이성애자일 수도 있지만 동성애자일 수도 있으니까. 

 

게다가 이 영화는 젠더를 명명하는 것이 단지 꼬리표일 뿐일 수 있다는 것, 그것 역시 고민해볼 부분임을 보여준다. 

한 친구가 생물학적 성별로 충분할 뿐, 젠더의 꼬리표는 필요없다는 주장을 펼쳐서 잠깐 이야기를 나눈 적 있는데, 그때 나눈 이야기가 다시금 떠올랐다. 그 친구는 젠더 자체가 남성중심문화의 산물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젠더에서 말하는 남성과 여성의 특징이 남성이 여성을 착취하기 위해 만든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젠더구분을 따르게 되면 남성중심의 남녀구분논리에 갇히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이해하기 위해서 분류를 하고 이름을 붙인다. 하지만 그 분류와 이름이 오히려 실제를 제대로 나타내기에 한계를 만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편의상 분류와 이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현실 속에서 흔히 말해지는 남녀의 특징이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으니 말이다. 비록 그 특징이 억압적 기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지라도. 얼마나 많은 이성애자 남성과 여성이 남자답기 위해, 여자답기 위해 노력하는가. 다들 남성중심적인 세상의 젠더개념에 맞춰 자아정체화를 하기 위해 평생 노력하는 것이 현실이다. 트랜스맨과 트랜스 우먼이 역시 기존의 남녀 젠더에 자신을 투영하고 있고. 젠더 규정에 따른 다수의 사람들이 존재하는 이상 젠더 구분은 여전히 현상을 설명하는 데 유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젠더 구분이 한계가 많으니까 다양한 젠더 개념이 등장하는 것이고... 그래서 그 젠더 개념을 없애버려야 한다는 생각도 나오는 것이고...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