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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 량첸살인기] 진실보다는 거짓으로 만족하는 세상

볼영화는많다/배우

by 산삐아노 2020. 8. 1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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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덕 감독이 연출도 하고 각본도 쓴 [특종:량첸살인기(2015)].

그런데 영화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 제목을 보고는 중국영화인가?했다. 

이 영화의 제목은 영화내용에 비추어볼 때 정직하고 정확한 제목이지만 아마 제목 때문에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도 적지 않을 듯하다.

영화 제목은 중요하다. 

아무튼 중국영화인가 하고 보지 않으려 하다가 조정석이 등장하는 한국 영화임을 알고 보게 되었다. 

이 영화의 주연이 조정석, 이미숙, 이하나라고 하지만 난 이 영화는 그냥 조정석 영화인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조연처럼 느껴졌다. 

조정석은 허무혁이라는 기자로 나온다.

직장과 가정에서 위기에 내몰린 허기자는 우연히 연쇄살인사건 범인 관련 제보를 받고 특종을 잡아 승승장구하는 듯했다.  

이까지 보았을 때는 뻔한 내용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내용이 흥미롭다. 

특종인 줄 알았던 것이 사실은 순전히 취재 실수였다.

범인의 자필로 쓴 메모는 알고 보니 소설 량첸살인기의 일부 구절이었고 범인으로 오해했던 사람은 연극배우였던 것.

그 실수를 무마하려다 보니 미디어에 거짓 정보를 내보내고...

그 거짓정보가 실제 살인 사건으로 이어지는 등. 그야말로 사태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허기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내몰린다.  

진실을 알고 있는 제보자는 허기자를 협박해서 입막음용 돈을 요구하고..

연쇄살인사건과 관련해서 경찰과 언론의 신경전이 벌어지고...

임신한 아내가 바람피운 사실이 밝혀지고...

급기야 연쇄살인범의 말도 안 되는 제안까지 받고...

거짓이 거짓을 낳는 사태가 계속되다가 영화는 거짓으로 끝이 난다.

마치 세상은 진실을 궁금해하지도 않고 알고 싶은 것이 거짓이라도 관계없다는 듯이. 

우리 삶이 거짓과 더불어 사는 것이라는 듯 끝이 나서 이 영화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것일까?

그럼에도 이 시나리오는 충분히 흥미진진한 점이 있다. 거짓이 눈덩이처럼 커져나가는 것이 마치 블랙 코미디 같다. 

그래서 이 영화의 장르는 스릴러가 아니라 범죄 코미디로 분류해야 맞는 것 아닐까 싶지만.

이 영화의 매력은 출연진에도 있다. 조정석 뿐만 아니라 배성우, 김대명 배우.  

그리고 기생충의 이정은 배우의 깜짝 단연출연까지! 

이정은 배우는 이 영화에서 여인숙 주인의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기생충의 그 연기력이 엿보인다.  

이정은 배우를 잠깐 발견할 수 있어 좋았다!

 

비오는 일요일, 별 기대 없이 시간때우기용으로 보았던 [특종: 량첸살인기]는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다.

대중적으로 그리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궁금할 정도로.  

노덕 감독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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