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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 블루] 같은 남자를 사랑한 남매

볼영화는많다/성적 다양성

by 산삐아노 2022. 5. 12.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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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피디아에서

[코발트 블루]는 Sachin Kundalkar감독이 쓰고 연출한 인도영화로 올 4월에 넷플릭스를 통해 송출되었다. 

인도영화는 춤과 음악이 돋보이고 다소 은유적인 측면이 두드러진다는 기억이 있어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지 않아 이 영화를 보는 데 조금 망설였다. 그런데 영화는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인도영화와는 달랐다. 

무엇보다 인도적인 풍경과 삶의 모습을 아름답게 담아 영상미가 돋보이는 영화였다. 

특히 색채가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데, 영화의 제목인 코발트 블루라서인지 푸른 색상이 눈길을 잡았다. 

푸른 자전거, 푸른 벽,  푸른 색 옷, 파란 컵, 파란색 물감으로 찍은 발바닥, 푸른 색의 침구, 파르스름한 불빛 등

주인공의 시작 노트까지 푸른 색이다. 

그리고 열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붉은 색이 등장한다. 붉은 천, 붉은 벽, 붉은 옷...

아무튼 시각적으로 만족감이 큰 영화였다. 

 

영화의 원작은 감독이 20세부터 써서 22세때 출간한 중편 소설 [코발트 블루]다.

전통적인 인도 가정의 오빠와 여동생이 세입자로 들어온 한 남자를 함께 사랑하는 이야기.

오빠 따나이는 시를 쓰고 언젠가 소설을 쓰길 꿈꾸는 문학 청년인데 여동생 아누자는 하키선수다. 

오빠는 남성이지만 여성적이며, 여동생은 여성이지만 남성적인 모습으로 그려져 있어 인물이 흥미롭다. 

사실 자매가 한 남자를 사랑할 수도 있듯이 남매가 한 남자를 사랑하는 것 역시 가능한 일.

다만 남매가 한 남자를 사랑하는 경우는 동성애가 관련된다는 점에서 낯설 수 있다. 

 

영화는 오빠와 남자의 사랑을 더 중심에 두고, 여동생과 남자의 사랑은 곁가지로 두었다. 

오빠 따나이는 세입자로 들어온 남자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하고 사랑에 빠진다. 

이 사랑은 따나이를 시적 감수성을 자극해서 시를 쏟아내게 만든다. 

어느날 여동생은 큰 오빠의 결혼 때문에 결혼을 강요받게 되자 세입자인 남자와 함께 집을 나간다. 

따나이는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가 갑자기 여동생과 떠나버린 것에 충격을 받고 우울에 빠진다. 

하지만 그 남자는 여동생 역시 떠나버리고 만다. 

남자는 관계의 지속성에 관심이 없다. 사랑이 이루어졌다고 생각되는 순간 그 관계를 끊는 선택을 한다.

"결코 연인과 미래를 계획하지 마라"는 반복적인 문구는 그 남자의 사랑 방식을 뜻하는 것 같다.

 

따나이도 아누자도 모두 떠난 남자로 인해 상처받지만 이들은 그 사랑의 상처로 인해 자기들만의 독립적인 삶을 향한 첫발을 내딛는다.

따나이도 아누자도 모두 집을 떠나는데, 따나이는 꿈꾸던 소설가가 되고 아누자는 강요된 결혼이 아닌 청소년 하키코치를 선택한다. 성장영화처럼 보이는 대목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따나이도, 세입자 남자도, 그리고 따나이를 흠모했던 교수도 모두 동성애를 범죄시하는 인도 상황 속에서 동성애자로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다. 교수는 동성애자로서의 삶이 얼마나 무섭고 외로운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금도 인도는 일부지역을 제외하고 동성커플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는다. 영화의 배경은 90년대 중반이지만 2022년인 오늘날 인도에서 아직도 동성애가 범죄인지 궁금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동성커플을 법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범죄자로 취급하지 않으니 좀더 낫다고 해야 할까? 

동성애에 대해 관대한 나라에서였다면 따나이와 세입자 남자와의 사랑이 더 지속될 수 있었을까? 

세입자 남자는 지속적인 사랑 자체에 관심이 없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그 남자는 왜 따나이에게 함께 떠나길 제안했을까? 

영화를 보면 질문에 대한 분명한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따나이가 남자의 제안을 받아 함께 떠났더라도 그 남자는 따나이 곁을 떠났지 않았을까 싶다. 

  

Sachin Kundalkar감독이 젊은 시절 쓴 소설 [코발트 블루]는 어느 정도 자전적 요소가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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