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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 동성애자 청소년이 자신을 부정하게 하는 교육은 정서적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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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삐아노 2022. 6. 1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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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 포스터(The movie database에서 다운로드)

디자이리 아카반 감독의 (Desiree Akhavan, 1984-)의 2018년도작인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선택]은 청소년을 키우는 부모라면 한 번 쯤 보면 좋을 영화로 보인다. 

디자이리 아카반 감독은 미국인으로 영화감독이자 PD, 시나리오 작가, 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이름이 독특하다 싶었는데, 미국에서 태어난 이란계 미국인이었다. 자신이 양성애자임을 밝힌 감독은 자신의 영화 속에서 양성애에 대한 탐구를 시도해왔다고.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선택]은 1990년대 카메론이란 이름의 청소년이 동성애행위를 들켜 강제로 기독교 동성애치료센터에 보내진 후그 센터 내에서 자신의 성정체성을 통제당하고 부정하도록 교육받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영화는 에밀리 M. 댄포스(Emily Danforth, 1980-))의 동명 소설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선택(2012)]을 각색해서 만들었다.

2018년 선댄스영화제에서 미국극영화부문 심사위원상으로 받은 작품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기분이 나빴다. 종교라는 미명 아래 동성애 청소년들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부정하고 교정하도록 교육시키는 과정이 불쾌하게 느껴졌다. 카메론의 말대로 그 교육과정이란 것이 자신을 미워하고 부정하도록 만드는 정서적 학대다. 실제로 우리나라 성소수자 청소년들이 학교내 따돌림, 학대로 심각한 정서적이고 신체적인 트라우마를 겪을 뿐만 아니라 자살에 이르기도 한다. 

고등학교 시절, 한 친구가 교무실에서 큰소리로 선생으로부터 "동성연애를 한다고?"라며 야단맞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 그 아이가 대학에 진학해서 이성애자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었다. 사실 성정체성이란 것은 누군가에게는 평생 고정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끊임없이 변화해가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타인이 그 정체성을 통제하고 교정하며 바꾸는 것은 폭력적이다. 청소년기에는 성정체성 뿐만 아니라 정체성 자체를 고민하고 만들어가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그리고 정체성은 하루 아침에 확립되는 것은 아니다. 어른이 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진행된다. 어린 시절에는 자신을 이성애자로 정체화하다가 어른이 된 후 동성애자로 정체화하기도 한다.

 

영화는 내게 대학후배를 떠올리게 했다. 그 대학 후배는 기독교 신자였는데 자신의 동성애로 고통받고 있었다. 과연 후배는 자신의 종교와 동성애적 성향을 화해시켰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자신의 성향을 부정하며 이성애자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스스로를 부정하다 못해 자해하기에 이르는 청소년의 이야기에 마음이 아팠다. 그 청소년은 치료센터를 나서더라도 보수적 기독교가정 속에서 도저히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나갈 수 없을 것 같았다. 그 청소년의 삶은 자살로 마무리가 될 것 같다.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카메론이 보수적 기독교도인 이모의 손에 맡겨진 상황에서 과연 건강한 청소년으로 자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 주변에는 카메론처럼 기독교 가정에서 고통받는 성소수자 청소년이 얼마나 될까? 이 청소년은 어디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영화를 보는 내내 해결될 길이 없을 것만 같은 이런 저런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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