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는 데 깜짝 놀랐다.
길이 너무 질퍽거린다.
등산화에 달라붙은 흙들이 신을 땅 속으로 끌어내리는 느낌.
무거운 다리를 겨우 걸음을 옮기면서
미끌어지지 않으려고 한참 애를 썼다.
내려가는 길에 좀더 신경을 썼다.
평소라면 이 길을 따라 좀더 왼쪽으로 굽어졌겠지만...
오늘은 영 자신이 없다.
그래서 오른쪽 길로.
낙엽이 길을 덮어 좀 걷기가 낫다.
미끄럽지 않은 부분을 애써 찾아 걸어보지만....
조심조심...
이미 이 미끄러운 길 위를 다녀간 발자국이 너무나 많다.
겨우 다 내려왔다.
진흙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하고 집까지 돌아왔다.
신발이 엉망이긴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서 흙이 많이 떨어져 나가서 그런지
생각보다 심각하지는 않다.
진흙길을 걸으면 금방 봄이 올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꼭 겨울이 끝나갈 무렵이면 이렇게 산길은 진흙탕이 되곤 하니 말이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