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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도 잇신 감독 [메종 드 히미코] 트랜스 우먼과 게이를 위한 양로원

볼영화는많다/성적 다양성

by 산삐아노 2023. 5. 29.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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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도 잇신 감독(1960-)의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 [메종 드 히미코(2005)], [구구는 고양이다(2008)]를 본 적이 있다. 모두 따뜻한 영화였다. 

최근에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다시 보았는데, 이번에는 [메종 드 히미코]를 다시 보게 되었다. 

오래 전에 보아서인지 영화를 보는 동안 거의 기억이 나질 않아서 새로운 영화를 보는 기분으로 볼 수 있어 좋았다.

재미있게 본 영화인데, 왜 이토록 기억에서 지워졌을까? 

내가 기억하고 있는 부분이 너무 적은 데 놀랐다. 

[메종 드 히미코]는 24살의 사오리가 오래 전 집을 나간 자신의 아버지가 암에 걸려 지내는 양로원에 가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미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서서히 벗어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사오리는 아버지는 영화 속에서 게이라고 나오지만 수술하지 않은 트랜스젠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는 MtoF트랜스젠더와 게이를 구분하지 않는다. 어쩌면 예전에는 이들 모두를 남성을 사랑하는 남자들로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요즘에는 성정체성과 성지향성에 대해서 더 복잡한 분류를 시도하고 있지만 20세기 중반에는 그런 구분이 그리 세세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오리 아버지가 지내는 양로원의 이름이 '메종 드 히미코'다. 사오리 아버지는 히미코라는 이름으로 바를 운영했고 은퇴한 후에는 히미코의 집이라는 양로원을 만들어 오갈 때 없는 병들고 늙은 게이들의 마지막 안식처를 만들었다. 사오리 아버지는 평범하게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며 살려고 노력했지만 40세가 되어서는 더는 자신과 타인을 속이지 않고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살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사오리는 아버지가 자신과 어머니를 버린 나쁜 놈으로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영화는 아버지와 어머니는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는 것, 사오리에게 말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자신의 성정체성, 성지향성을 부인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드러냈을 때 감당해야 할 몫이 너무 커서 거짓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너무 안타깝다. 

특히 장남에게 지운 짐은 자기모습 그대로 살아가기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그래서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하고 때로는 아이를 낳기도 하고 하며 소위 부모가 원하고 사회가 바라는 가정의 모습 속에서 살려고 노력하다가 견디기 어려우면 사오리 아버지처럼 가정을 뛰쳐나가기도 하겠지만 동성 애인을 따로 만들어 이중 생활을 하기도 하고 일시적인 동성인 성적 파트너를 구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여성 배우자와 자녀는 속임을 당할 수밖에 없다. 

사회는 이들이 솔직하게 자신의 삶을 꾸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다 건전한 사회가 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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