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나이가 들어서도 어릴 적 모습이 문득 드러날 때가 있다.
너무 일찍 일어났다. 새벽 3시.
전날 10시에 취침하긴 했지만 새벽 3시에 일어났으니 5시간 밖에 자지 못했다.
난 평균 8시간을 자야만이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특별한 걱정거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
도무지 잠이 오질 않고 이 생각 저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1시간 정도 그러고 있다가 벌떡 일어나서 책을 펼쳐 들었다.
마침 선택한 책이 술술 잘 읽혔다.
그러다 보니 해가 뜨고 이른 아침 수련을 다녀왔다.
역시나 5시간 자서인지 수련 중에도 기운이 생기질 않았다.
수련을 마치고 오랜만에 극장을 찾았다.
극장 앞 테이블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상영관으로 들어서니 사람이 거의 없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시간은 11시 반.
일단 주변 식당에서 비빔밥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우체국 볼 일을 보러 갔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니 시간은 오후 2시.
피곤이 몰려왔다.
써야 할 원고가 있지만, 도저히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졸음이 밀려왔다.
나도 모르게 잠에 떨어졌다.
그리고는 갑자기 깨어나서
'새벽 수련 가야해!'하는 생각으로 주섬주섬 일어날 판이었다.
날씨가 흐린 데가 너무 긴 낮잠을 잔 때문에 순간적으로 시간착오가 생겼다.
어렸을 때도 가끔 이런 식으로 낮잠이 들었다가
'학교 가야해'하면서 깨어나 가방을 챙기던 기억이 난다.
오랜 만에 잠시 어린 시절의 그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시절의 추억에 잠시 젖어 보았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