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가 피곤했던 주말, 나는 기분 전환할 수 있는 영화를 보고 싶었다.
신경을 자극하지 않는 영화, 마음이 편안해지는 영화, 기왕이면 웃을 수 있는 영화.
그래서 찾아 보게 된 영화가 <딱따구리와 비>였다.
많은 일본 영화처럼 이야기는 잔잔하고 느리게 진행되었다.
산골마을에서 벌목일을 하는 60대의 카츠와 산골마을에 와서 좀비영화를 찍기로 한 20대 감독 코이치의 만남,
그리고 그 만남이 두 사람을 어떻게 성장시키는지를 세심하게 펼쳐보였다.
거의 3년전 아내를 잃고 마음에 들지 않는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카츠,
25살로 감독이 되었지만 영화팀에게 휘둘리고 카리스마도 없고 소심한 코이치,
이들의 만남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나를 웃게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웃다가 끝이 나는 영화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들이 안겨주는 웃음은 껄껄껄 웃게 하는 웃음은 아니다.
어이 없어 웃게 만드는, 계속해서 미소짓게 하는 그런 영화라고나 할까?
나는 이 감독의 코미디가 좋다.
이 감독의 <남극의 쉐프>에서도 재미나게 본 기억이 있다.
남극이라는 고립된 공간 속에서 8명의 대원이 뒤엉겨서 생활하는 이야기가 재미나다.
그리고 이 영화의 중심이 된 '라면'.
영화를 보다 보면 라면이 먹고 싶어지는 것이 문제라고나 할까.
아무튼 오기가미 나오코의 <카모메 식당><안경>에도 참여했던 푸드 스타일리스트 이이지마 나미가 참여한 영화다.
사람 사는 이야기는 잔잔한 유머와 함께 풀어내면서 감동을 안겨주는 이 감독의 영화는
충분히 휴식으로 삼을 만하다.
이 감독의 올해 작품 <에코테라피 게타웨이 홀리데이>가 궁금하다.
이 영화도 코미디라고 하니까, 이 감독의 코미디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아무튼 <딱따구리와 비>에서 내가 기대했던 휴식을 얻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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