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안경(2007)]을 다시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작품 가운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 모타이 마사코가 팥빙수 아주머니 사쿠라 상으로 나온다.
아마 여름이었다면 이 영화를 보고 바로 팥빙수를 해먹었을지도 모르겠다.
졸인 팥에 얼음 가득, 그리고 뭔가 알 수 없는 액체를 붓는 것으로 끝인 아주 간단한 팥빙수.
그 액체는 혹시 설탕물일까?
매 년 봄이면 찾아와서 팥빙수를 해주고 팥빙수를 먹은 사람들은 그 댓가를 돈으로 치르지 않고 만돌린 연주나 종이접기한 것 등으로 갚는다.
사쿠라 아주머니가 빙수 팥을 준비하는 모습은 참으로 경건할 정도.
슬로우 라이프가 뭔지를 보여준다.
또 사쿠라 아주머니는 이곳에 머무는 사람들에게 체조도 가르쳐준다.
이 장면 정말 웃기다.
처음 이 영화를 볼 때도 그랬지만 영화를 보고 있으니까 마음이 편안해져서 좋았다.
팥빙수의 값으로 주인공 타에코가 준 뜨개질한 붉은 목도리를 하고 다음 해 또 사쿠라 아주머니는 이곳을 찾았다.
타에코 역을 맡은 배우는 [카모메 식당]에서도 주연을 맡았던 고바야시 사토미.
처음에 적응하지 못했던 타에코는 다음 해도 또 이곳을 찾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나도 이런 곳이 있다면 휴가때마다 찾게 될 것 같다.
영화 제목이 왜 '안경'일까? 내내 궁금했는데, 그 답은 영화가 끝나갈 무렵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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