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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보드 위의 삶] 트랜스 남성이자 스케이트보더 '리오 베이커'의 다큐멘터리

볼영화는많다/성적 다양성

by 산삐아노 2022. 9. 1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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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마쉬와 사진작가인 지오반니 레다가 함께 연출하고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스케이트보드 위의 삶(2022)]은 세계적인 스케이트보더인 리오 베이커(Leo Baker, 1991-)의 삶을 담았다. 이 영화는 2022년 7월 Outfest LGBTQ+영화페스티발에서 처음 상연되었다.

리오 베이커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몇 개월 앞두고 미국 여성스케이트보더팀을 탈퇴하고 트랜스맨으로 커밍아웃한다. 그리고 가슴수술을 받으며 트랜지션 과정을 밟는다. 세계적인 스케이트보드 선수로서 스케이트보드 경기가 처음으로 도쿄 올림픽에서 공식경기로 채택되었기에 리오 베이커로서는 선수로서 중요한 이력일 수도 있는 올림픽을 포기하는 것은 큰 용기를 필요로 했을 것이며, 트랜스맨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커밍아웃하고 트랜지션을 하는 것 역시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은 결정을 하고 진정성 있는 선택을 해나가는 리오 베이커의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영화는 리오 베이커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스케이트보더로서 성장해온 과정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담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를 남성으로 생각해왔지만 어느 순간 여자아이가 되도록 떠밀리고 경제적인 이유로, 퀴어로서는 설 수 없는 스케이트보드의 세계에서의 이력을 위해서 여성으로 자신을 포장해야 함과 동시에 가까운 사람들과 퀴어세계에서는 트랜스맨으로서의 자기정체성을 가짐으로써 세계가 이원화되어 고통받는다. 위키피디어에 리오 베이커는 논바이너리로 정체화되어 있지만 다큐멘터리에서는 트랜스맨으로 정체화한 것으로 나온다. 

리오 베이커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자각하고도 세상 속에서 커밍아웃해서 혼란을 걷어내고 제대로 정체화하는 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한 사람이 자신의 정체화하는 과정은 평생이 걸린다고 한다. 성정체성 역시 때로는 긴 시간이 걸려 정체화된다. 아니 어쩌면 성정체성에 있어서도 정체화과정은 평생이 걸릴 수도 있겠다. 다수의 사람들은 큰 고민 없이 살아가지만 소수의 사람들에게는 글 어떤 정체화보다 중요한 삶의 내용이 될 수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그동안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올림픽이 남성과 여성으로 두 가지 성만 인정하고 퀴어들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세상에는 분명 시스 젠더가 아닌 퀴어가 존재한다. 논바이너리, 트랜스 젠더, 젠더 플루이드는 시스젠더인 남성과 여성에 속할 수 없는 젠더다. 올림픽은 남성과 여성이란 시스젠더를 위한 스포츠축제이기에 퀴어들은 완전히 배제당할 수밖에 없다. 

트랜스젠더를 많이 찾아보는 이유는 나 자신이 트랜스젠더에 대한 이해가 너무 낮고 트랜스젠더에 대해 어느 정도의 혐오감을 갖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잘 알지 못하는 존재에 대해서는 낯설기 때문에 혐오감부터 갖게 된다. 더 잘 알게 되면 혐오감이 걷혀나간다. 이 영화 역시 트랜스젠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 리오 베이커의 트랜스맨으로서의 용기 있는 커밍아웃에 감동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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