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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돕기를 결심하고

놀고배우고/소나무 흙 덮어주기

by 산삐아노 2015. 10. 26.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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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힘들여 만든 습관도 바꿔야 할 때가 있다.

 

일상의 리듬을 외부의 강제 없이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일단 리듬을 타기 시작한 것을 다시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리듬을 바꿀 때가 있다.

단순한 변덕에 의해서가 아니라

의지적 선택에 의해서.

 

토요일 오전이면 도장을 찾는 습관이 자리잡은 것도 그리 오래 된 일은 아니다. 

거의 2년만에 만든 생활리듬이라고 할까.

그런데 그 리듬을 바꾸기로 결심을 굳혔다.

앞으로 토요일 오전에는 동네 산 소나무를 돌볼 겸 산에 가기로 한 것이다.

날씨가 많이 추워지면 이 새로운 리듬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 처음 자리잡은 것도 10년이 넘었으니까,

동네 산을 찾은 지도 제법 오래 되었다. 강산이 변하는 세월이 흘러간 것이다. 

내가 처음 동네 산에 올랐을 때만해도 소나무길이 그리 망가지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10이 넘는 세월이 흐르면서 소나무의 생태가 위태롭게 될 정도로 길이 망가졌다.

그만큼 등산객이 많아졌다는 뜻이리라.

 

사실 난 소나무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소나무가 이기적인 인간들 때문에 삶의 터전을 잃고 죽음으로 내몰리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흙을 잃고  뿌리가 밖으로 튀어나와 겨우 목숨을 부지하는 심각한 상황에서

흙덮어주기운동에 동참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반응이리라.

 

 

 

나는 당분간 이 사진 오른편에 있는 소나무를 돌보기로 결심했다.

바위 위에서 위태롭게 자리잡은 이 소나무는 생존조건이 좋지 않다.

소나무의 뿌리가 바위를 뚫고 생존하려면 얼마나 기나긴 세월이 필요할까.

그전에 고사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이 소나무부터 흙을 주기로 했다.

나는 이 나무의 이름을 '하나'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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