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음산책에서 나온 책들을 좋아하는데,
이 책도 마음산책 출판사라는 점도 이 책을 선뜻 읽게 한 이유이기도 하다.
서촌 오후 4시라...
이 사람은 앞선 책도 브루클린 오후 2시라는 제목을 달았다.
시간을 제목에 단 것은 자신의 인생 시간을 비유한 것이었다.
50대 중반인데 오후 4시라니...
참으로 장수하리라 생각하는가 보다.
내가 50대 중반이 되면 난 저녁 8시 이후의 시간을 선택할 것 같다.
아니 밤 11시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게 50대 중반은 인생의 거의 끝시간'이라는 생각을 30대초반부터 항상 품고 있었다.
어쨌거나 이 책에는 글과 그림이 함께 있다.
그림과 함께 있는 글이라는 것도 이 책을 읽어보고 싶게 만든 이유다.
나도 내가 그린 그림이 담긴 책을 출판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수채화와 뎃생 풍경화을 좋아하는데,
내가 그린 수채화나 뎃생이 담긴 책이라니, 상상만 해도 멋지다.
그런데 이 작가는 자신이 그린 풍경화와 자신이 쓴 글을 담아 책을 냈다.
멋진 일이다.
그리고 더 멋진 것은 이 사람이 50대 초반에 인생을 확 변화시켰다는 사실이다.
아름다운 가게 사무총장에서 빵가게 알바를 하면서 그림을 그려서 먹고 사는 사람으로 말이다.
앞서서는 한겨레 신문기자 생활을 17년 하고, 한국 문화원에서 일하면서 뉴욕생활을 7년했다고 한다.
기자생활도 해보고
외국생활도 제법 해 보고
그리고 화가의 삶을 선택한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돈보다는 자신의 열정을 따라 살아가는 모습이 용기 있어 보인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나만 해도 그림 그리는 일은 어린 시절의 꿈이었고
타고난 재능도 있어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은 어느 정도 자신도 있지만,
나는 저자와 같은 열정이 없다.
그림그리는 일을 열심히 해 본 적이 없다.
그림 그리고 싶다는 마음만 있지 실제로 연필이나 붓을 잡지는 않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다르다.
그리고 싶다는 열정을 붙들고 그 길을 향해 성큼성큼 열심히 매진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하고 싶은 마음만 있고 삶을 바꿀 용기는 없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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