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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만발한 하천가산책(2020.4.8.),벚꽃, 복숭아꽃, 보라유채, 개나리꽃, 버드나무

나들이예찬/동네나들이

by 산삐아노 2020. 4. 1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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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핑계를 대고 산책도 나가지 않았다. 

사진첩을 뒤적이며 지난 4월8일 산책을 뒤따라가보았다. 

한참 벚꽃이 절정을 이루던 날이었다.

오전 11시 39분. 오전에서 오후로 넘어가는 시간 산책을 하면 사람들이 덜 북적인다. 

자전거도로 곁에 나란히 자리잡은 도보길을 따라 산책을 하면 햇살이 따뜻해서 마음도 풀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건너편 벚나무길의 벚꽃이 만발해서 분홍물결이 출렁인다. 

능수 버들 아래 벤치에 앉아 쉬는 사람들도 보인다. 

벚꽃과 더불어 복숭아꽃도 만개했다. 

우람한 버드나무가 새잎을 단 모습이 멋지다. 

초록이 완연하다.

화려하고 유혹적인 진분홍의 복숭아꽃. 눈길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마스크에 양산까지. 봄햇살을 가리고 걷는 사람도 보인다. 

나는 외출도 쉽지 않은 요즘, 봄햇살을 가리고 싶지는 않았다. 

이 다리를 지나기 직전부터 다리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특히 아름답다. 

건너편으로 작은 나무다리가 보인다. 이 다리 주변에 야생오리, 백로, 왜가리가 몰려 있던 때가 기억난다. 

하지만 버드나무가 싹둑 잘린 다음 새들이 잘 찾지 않는다. 

한삼덩굴을 싹쓰리 없애려는 의도 때문이었는지 땅을 갈아엎고 새로 식물들을 심었다. 

도대체 어떤 식물들을 심었을까? 

한삼덩굴을 좋아했던 오리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안 좋다. 

잘리고 난 후에도 남은 버드나무에 새싹이 돋아나 연두빛이 찬란하다. 

하지만 그저께 살펴보니 이 버드나무를 완전히 제거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안타깝다.

다리 옆에 버드나무가 우거져 무척 아름답다고 생각했었는데...

돌다리가 나왔다. 이 다리가 나오면 마음이 쓸쓸해진다. 

이 다리 너머가 지난 가을 목숨을 잃은 집오리들이 지내던 곳이기 때문이다. 

집오리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지만 오리들이 생활했던 곳은 새로 자란 풀들로 녹색빛이 완연하다. 

오리들이 그립다. 

오리들의 공간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느라 걸음의 속도를 줄였다. 

개나리 노란꽃이 지는 중이다. 녹색 잎이 노란색을 뚫고 제 목소리를 낸다. 

벚꽃의 연분홍빛과 새 풀의 연초록빛이 어우러져 은은한 분위기를 풍긴다. 

벚나무길이 끝나는 인도교에 이르렀다. 

인도교를 지나 좀더 내려가면 대단지 아파트벽으로 앞이 막힌 듯 답답하다. 

산을 아파트가 가렸다. 조망권을 침해당했다는 생각에 화가 난다. 

아파트벽. 폭력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지...

하천가의 보라빛은 보라유채가 만들었다. 

습지의 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풀들이 그득해졌다. 

습지도 이번에 새로 조성했다. 그래서 흙바닥에 갓 심은 식물들이 연약해보인다. 

큰 다리를 건너 더 걸어가니 보라유채 군락지가 이어진다. 

사람들이 사진찍기에 바쁘다.

복숭아꽃, 벚꽃, 개나리꽃이 어우러져 만든 색깔이 눈을 즐겁게 한다. 

우리 하천에 생각외로 복숭아나무가 많다.

특히 사진 속 복숭아나무가 아름답다. 이 복숭아 나무 앞은 산책하는 사람들의 포토존이다.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는 사람들도 복숭아꽃을 즐기는 걸까?

봄날은 꽃이 있어 아름답다. 여기저기 봄꽃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복숭아나무 아래도 보라유채의 자리가 되었다. 

꽃들이 자꾸 걸음을 느리게 만든다. 

하천에 새들이 보이지 않아 쓸쓸하다. 

기온이 많이 올라서 낮시간에는 새들 보기가 쉽지 않다. 

보라유채가 놀라울 정도로 하천가에서 세력을 확산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여기까지 오니 12시 22분. 40분이 좀 늦는 시간동안 걸었다. 

이 날은 여기서 멈추고 다시 되돌아갔다. 


봄날의 느긋한 하천가산책, 아직 끝은 아니다. 좀더 4월의 봄을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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