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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가족] 두 아버지와 두 아들로 구성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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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삐아노 2022. 5. 16.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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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가족] 포스터, 위키피디아에서

[보통의 가족]은 2019년 넷플릭스에서 송출한 Hao Wu감독(1972-)의 단편 다큐멘터리다. 

감독은 중국에서 생물학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서 석사를 마친 후 방향을 틀어서 MBA를 수료한다. 

그런데 2005년부터 영화감독으로 전업해서 감독이자 PD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보통의 가족]은 동성애자인 감독 자신이 꾸린 가족과 관련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두 아버지와 두 아들로 구성된 가족을 바라보는 전통적인 가족관을 가진 혈연가족 구성원들의 시선을 인터뷰를 통해 담았다. 

감독은 동성 파트너 에릭, 두 아들로 가정을 꾸렸다.

감독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부모, 누나, 친지들에게 커밍아웃했을 때 그들이 느낀 감정과 생각부터 인터뷰를 통해 담는다. 감독의 부모와 누나, 친지들은 모두 중국에 살고 있고 전통적인 이성애 가족 이외에는 다른 가족이 있을 수 있음을 상상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당연히 감독이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했을 때 충격을 받는다. 그가 파트너 에릭을 소개하고 뒤 이어 인공수정과 대리모를 통해 두 아들을 얻어 가정을 꾸렸음을 알게 되었을 때도 다들 쉽게 받아들이지는 못한다. 중국의 혈연가족들 반응은 다큐멘터리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럼에도 아버지는 아들의 유전자를 받은 아들을 얻는 것에 만족한 것으로 보인다.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게이임은 수 년이 걸려 받아들였지만 그 게이인 아들이 동성파트너와 더불어 두 아들로 구성된, 아버지가 둘인 가족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 정상적인 가정에서 아이들이 자라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반응은 정상가족관을 가진 사람들이 보이는 그 반응을 그대로 드러낸다. 동성애도 비정상이고 동성애커플도, 동성의 부모가 자녀를 키우는 것도 모두 비정상이기에 진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드러내서는 안 되니 끊임없이 거짓말로 진실을 숨기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감독은 자신의 부모와 아들, 딸로 이루어진 소위 정상가정보다 자신이 꾸린 두 아버지와 두 아들로 구성된 가정이 더 행복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감독은 부모를 비롯한 친지들에게 모두 자신의 가족을 솔직하게 소개했지만 90이 넘은, 공산주의자인 할아버지에게만은 커밍아웃을 하지 못한다. 때로는 진실을 감추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영화가 픽션이 아니라 다큐라는 데서 놀라움이 컸다. 

게이커플의 존재에 대해서는 그리 놀랍지도 않았지만 이들이 인공수정과 대리모를 통해서 아이를 얻는 방식은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지점이라서 좀 놀랐던 것 같다. 미국에서 대리모제도는 이미 정착이 되어 있나 보다. 대리모도 자신의 일에 대해서 전혀 부끄러운 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냥 일로 받아들이는 걸까? 우리나라에서 과연 대리모제도가 가까운 시일에 정착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같은 길을 걷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아이를 스스로 얻기 어려운 게이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궁으로 아이를 얻기 어려운 여성들도 대리모를 원할지 모르겠다. 

감독이 대리모를 선택한 것은 중국의 아버지의 소망을 이뤄드리기 위한 것이었다. 유전적으로 무관한 아이를 입양하기보다는 아들의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원했기 때문. 감독은 입양으로 가정을 꾸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핏줄을 중요시하는(이 점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중국 전통가정의 욕망과 일종의 타협을 한 것이다. 

얼마 전 보았던 영화 [보이지 않는 끈]에서도 언급되었던 인공수정과 대리모 제도가 게이커플의 가정에서는 자식을 얻는 하나의 방식으로 점차 자리잡아나가는 것 같다. 

세상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다. 

물론 굳이 대리모 제도를 이용해서 아이를 얻어야 하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동성커플이건 이성커플이건 입양을 통해서도 가정을 충분히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유전자를 가진 자녀를 얻을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자녀를 얻으려는 욕망이 과연 허용되어야 하는가?하는 문제일텐데... 인간은 끝없는 욕망을 가지고 있고, 그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 역시 반드시 찾아내는 것만 같다. 잘잘못을 떠나 인간이란 존재가 원래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언젠가 우리나라도 대리모제도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지도... 물론 앞서 동성커플이 합법화되어야 할테고... 그 보다 앞서 차별금지법부터 통과해야 할테니... 우리의 현실에서 동성커플의 합법화나 대리모제도에 대한 부분은 한참 멀리 있는 문제들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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