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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길을 오가며 벚꽃비를 맞다(2020.4.7.)

나들이예찬/동네나들이

by 산삐아노 2020. 4. 1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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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벚꽃길을 걸어보니 벚꽃이 거의 다 진 상태였다. 

지난 4월7일은 우리 동네 벚꽃길의 벚꽃이 절정에 도달하기 직전이었던 날이었던 것 같다. 

동네 벚꽃길은 양쪽에 자리잡은 여섯 개의 붉은 기둥에서 시작한다. 

이곳에 도착하니 12시 3분. 천천히 걸었다. 

벚꽃길은 자전거도로와 인도로 나눠져 있는데, 

처음 벚꽃길이 조성되었을 때는 사진에서 보듯이 자전거길과 인도 사이에 벚나무가 줄지어 서 있고 

또 인도와 자전거 길 양옆에도 벚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 형태였다. 

벚꽃길 전체의 일부만이 아직 자전거길과 인도를 나누는 부분에 벚나무가 있고

나머지 벚꽃길에서는 가운데 있는 벚나무들을 모두 뽑았다. 

벚꽃이 만개한 모습은 꼭 커다란 눈송이같은 느낌을 준다. 

조금 걷다보면 큰 도로가 보인다. 

이 도로를 건너지 않고 도로 아래로 이어지는 자전거길로 걸어서 건너간다. 

자전거길 한쪽에 심은 벚나무가 무척 크게 자라서 (아마도 방해를 덜 받고 햇살이 좋아서인가 보다) 봄마다 벚꽃이 장관이다. 

자전거길로 올라가면 다시 벚꽃길이 이어지는데...

이 길에는 인도와 자전거도로를 중간에 벚나무가 없다. 

작년에 모두 뽑았기 때문이다. 

사실 중간에 있는 벚나무들은 양쪽 가에 자리잡은 벚나무들로 인해 잘 자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중간의 벚나무들을 제거하니 오히려 양쪽 벚나무들이 더 잘 자라는 것 같다. 

벚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쉬는 사람의 모습도 눈에 띤다. 

걷다 보면 도시 건물들을 축소시킨 조형물 기둥도 보인다. 

공공예술작품이다. 

이미 꽃이 지는 벚나무도 있고 꽃이 만개한 벚나무도 있고 아직 꽃이 피지 않은 벚나무도 있다.  

이때만 해도 아직 개나리가 만발해 있었다. 

개나리의 녹색 잎들도 나기 시작했다.  

다시 도로를 건너기 위해 자전거길로 다리 아래부분을 통과해야 길이 이어진다. 

벚꽃이 하늘을 가릴 정도로 만발했다. 

하늘이 벚꽃 사이에서 조각났다. 

자전거길로 다리를 통과하면 다시 벚꽃길이 이어진다. 

모퉁이의 벚나무는 정말 잘 자랐다. 

벚꽃길을 산책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벚꽃과 능수버들의 새잎이 어우러져 분위기가 은은하다. 

서둘러 잎을 꺼내놓는 성질급한 벚나무. 

벚꽃길을 다시 붉은 여섯 기둥이 나올 때까지 걸으면 대략 1700보 정도 된다. 

그곳에서 꺾어지면 인도교로 이어진다. 도착하니 12시 20분. 

벚꽃길을 걷는데 17분이 걸렸다. 1.5킬로미터 정도 되려나...?

아무튼 잠시 인도교에서 멈춰서서 벚꽃길의 벚꽃을 멀리서 감상해 본다. 


이번에는 반대로 벚꽃길을 걸어본다. 

다시 반대편 붉은 기둥에서 출발한다. 낮1시 23분.

같은 길이지만 반대 방향으로 걸으며 그 느낌이 또 다르다. 

이날은 벚꽃비가 내려서 바닥에 꽃잎이 점점이 흩어져 있다. 

나무에도 벚꽃은 그득했지만 바닥에도 적지 않은 꽃잎이 보인다. 

코로나19에도 봄날은 계속 흘러가고 떠나가는 봄이 아쉽기만 하다. 

사진을 보니 이날 제법 사람들이 꽃을 즐기고 있다.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지만 충분한 거리두기로는 부족함이 있다. 

꽃비가 내리는 광경이 사진에 찍혔다. 운이 좋았다. 

정말 바람이 많이 분 날이었다. 

초록빛과 분홍빛의 조화.

벚꽃과 개나리의 분홍과 노랑의 조화는 계속 되지만 서서히 초록이 분홍과 노랑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라일락도 피기 시작했다. 향내가 좋은 꽃이 피니 봄은 향그로와진다. 

하늘을 가리는 벚꽃의 기세가 대단하다. 

벚꽃이 피고 지고... 벚꽃의 다채로운 광경이 어우러져 나름의 아름다움을 준다. 

피는 꽃도 지는 꽃도 만개한 꽃도 모두 아름답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코로나19의 시절에 그나마 동네에서 벚꽃을 즐길 수 있어 행운이었다 생각했다. 

벚꽃으로 봄날의 산책이 벅차다. 

향기는 없지만 꽃만으로도 이토록 감동하게 만드는 꽃이라니...

벚꽃이 아름다워 그 계절이 가는 것이 더더욱 아쉽다. 

벚꽃이 내려앉은 자전거길.

다시 벚꽃길의 원점이 가까워온다. 

공공예술프로젝트의 설치물인 노란 오픈스쿨 건물이 보인다. 

하천가를 내려다보니 하천가 오솔길을 걷는 사람들도 한가로와보인다. 

빨간기둥이 눈에 들어온다. 

퀵보드를 탄 꼬마가 마스크를 하고 벚꽃길을 들어선다. 

꼬마는 벚꽃을 즐기고 있을까?

마침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1시 52분. 29분이 걸렸다. 

갈때보다 돌아올 때 시간이 더 걸렸다. 꽃에 더 넋을 잃었나 보다. 


벌써 일주일도 더 지난 ,벚꽃길에서 만난 벚꽃감상기록을 이제야 올린다. 

벚꽃길에서 꽃비를 맞은 기억이 올봄의 행복한 기억으로 남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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