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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 미시마야 변조괴담9권 [청과부동명왕]

즐거운책벌레/소설

by 산삐아노 2024. 11. 3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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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 [청과부동명왕] 책 표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학수고대했는데, 지난 9월에 번역 출간된 [청과부동명왕]을 이제서야 읽었다. 

[청과부동명왕]은 미시마야 변조괴담 9권이다. 

벌써 9권이라니... 세월 빠르다. 

아니, 작가가 99편을 쓰겠다고 했으니까 아직 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행히 작가의 건강상태는 독자인 나보다 좋은 것 같다. 

이번에 실린 이야기는 네 편. 

책제목으로 사용된 '청과부동명왕'. 이 이야기는 무척 흥미롭고 감동적이었는데, 에도시대의 오갈 데 없는 여성들이 모여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이야기여서였다. 

'단단인형'은 잔혹한 이야기다. 부정하고 잔인한 지배자에 의해 평범한 사람들이 목숨과 재산을 빼앗기는 끔찍한 내용. 이 이야기 속에 오딘이라는 강인한 여성이 나온다. 역시 작가가 여성이라서 그런지 여성 주인공들이 매력적이다. 

'자재의 붓'은 사람을 홀리는 마물인 붓이 나온다. 그 붓을 가진 사람은 붓의 노예가 되어 자신의 탐욕에 사로잡힌다. 인간의 그릇된 욕망을 반영하는 이야기.

'바늘비가 내리는 마을'은 작가의 상상력이 가장 돋보인 작품이었다. 화산은 일본다운 소재다.  화산 폭발로 마을이 송두리째 사라지는 일이 일본의 역사 속에서는 흔한 것이었을 것 같다. 또 가자마이에 '액'이라고 쓰고 높은 곳에서 바람에 날려보내는 액땜의 주술 '가자바라이'가 나오는데, 여기서 '가자마이'는 인형모양으로 잘라 낸 종이다. 가자마이용 종이는 잡목의 가지를 바짝 조려 섬유를 떠서 만드는 '노후'다. '가자마이'는 이 이야기에서 무척 중요한 소재다 . 먹을 것과 입을 것이 넉넉한 풍요로운 공간인 '하자마무라마을'과 '가자마이'의 놀라운 관계가 이야기 끝에 등장한다. 버려진 아이들을 거둬 일을 시키고 다 자라 마을 떠날 때 충분한 돈을 주거나 좋은 혼처를 구해줘서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하자마무라 마을'의 정체. 

미야베 미유키는 나이가 들어도 글솜씨가 전혀 줄어들지 않아 매 번 놀란다. 

작가가 기력을 잃지 않고 99편의 괴담을 완성해주기를 항상 기대하면서 작가의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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