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E 마트에 볼 일을 보러 가다가 김홍석의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저 장난스러운 기묘한 탑 모양의 작품은 평소에 잘 눈에 들어오질 않는데...
어찌 4월에는 신기루처럼 눈에 들어오는 것일까?
2021년 4월에도 문득 저 작품을 찍어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작가의 작품 제목은 상투적인 도시 선전문구에서 빌려온 것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도시 행복한 도시 나의 안양'이란 도시의 선전문구는 사실 도시 구성원이 그 내용을 채워넣지 못하면 공허하다는 것.
그처럼 기이한 작품을 던져주면서 그 의미를 생성해보라는 작가의 도발.
'아름다운 도시 행복한 도시 나의 안양'이라는 상투적 문구는 안양이란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삶 속에서 의미가 채워지겠지만 E 마트 앞의 저 알 수 없는 작품은 빌딩 앞마다 놓여져 있는 조각품처럼 그 의미를 여전히 얻지 못한 채 서 있는 것 같다.
어느날 없어져도 그만일 것.
그토록 수없이 이 작품 곁을 스쳐지나갔건만 한 번도 이 작품을 사진에 담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 신기하다.
그래서 지난 3월 난 [루킹 타워]를 한 번 찍어보자 싶었다.
영국 작가의 작품이 [루킹 타워]는 430개의 거울을 쌓아둔 것이라고 한다.
거울이 동네의 풍경을 담는다지만 이 작품은 볼 때마다 생뚱맞다.
지나가는 사람은 이 작품을, 위의 작품 만큼이나 무관심하게 지나치고 있을 것만 같다.
역시나 빌딩 앞의 조각품과 비슷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도시 행복한 도시 나의 안양]보다는 [루킹 타워]가 더 나은 것 같다.
그리고 덜 잊혀질 것도 같다.
보행자가 오가는 길에 있는 것이 도로 한복판에 우두커니 있는 것보다 시선을 더 받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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