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화 만신을 담은 다큐로는 박찬경 감독이 만든 <만신>과 김정욱 감독의 <비단꽃길> 두 편을 보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비단꽃길>보다는 <만신>이 좋았다.
<만신>은 다큐와 픽션, 사실과 판타지을 오가는 느낌을 주었었다.
김금화 만신의 인생을 세 명의 배우를 동원해서 픽션영화처럼 만들어냈다.
반면 <비단꽃길>은 김금화 만신의 삶을 인터뷰로 담았다.
또 하와이의 힐링센터에서 있었던 굿, 파리의 <께 브랑리 박물관>에서 있었던 굿 공연, 서해안 풍어제를 담았다.
그런데 난 파리의 풍경, 하와이의 풍경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 있는 것 아닌가 싶었다.
시각적으로는 관광 경을 담고 김금화 만신과 관련된 내용은 소리로 담으려 했던 것 같은데..
그 풍경들이 너무 장황하게 나와서 생뚱맞다 싶었다.
그리고 <만신>이 무속신앙의 무당 김금화, 힘든 인생을 살아온 여성 김금화를 그렸다면,
<비단꽃길>은 굿이라는 종합예술을 선보이는 예술가로서 김금화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
굿은 미적 표현임을 넘어 치유에 그 핵심이 있지 않나 싶다.
비록 육체적인 질병을 고치지는 못하더라도
마음의 고통을 쏟아낼 수 있도록 만드는 장치로 생각된다.
김금화의 굿판이 화려하고 다채롭고 예술적 가치를 가질지 모르지만
정신병원이나 심리치료 등이 없던 시절, 아니 오늘날에서조차 마음을 치유하는 역할에 더 큰 의의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점에서 <만신>이 김금화 만신을 더 잘 그린 것으로 보이고 더 공감이 간다.
그럼에도 게 무당이라는 존재는 여전히 낯설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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