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추억케 하는 꽃이 있다.
어린 시절 우리집 정원에는 할머니가 심어둔 파란 나팔꽃이 피었다.
나는 그 꽃을 좋아했는데, 프랑스 우리 이웃집에도 여름날 나팔꽃이 피었다.
그런데 하얀 나팔꽃이었다.
7,8월 철조망 안팍으로 핀 하얀 나팔꽃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나팔꽃이 너무 예뻐서 씨를 받아야겠다 결심했다.
그리고 씨가 여물기를 기다려서 씨를 받았다.
한국에 돌아가면 화분에 이 씨를 뿌려야지, 생각하며 즐거워했다.
그리고 돌아와서 화분에 작년 씨를 뿌렸다.
하지만 나팔꽃 싹은 올라오지 않았다.
실망했지만 곧 포기했다.
그런데 올해 화분에서 나팔꽃이 싹이 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무려 4개나 싹을 틔웠다.
그 싹들을 다른 화분에 옮겨심었다.
그런데 나팔꽃잎이 사진 속에서 보이듯 누렇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나팔꽃 구경은 못할 것이 분명하다.
그래도 난 이 잎을 보면서 아쉽지만 즐거워하고 있다.
잎은 말라 죽어가도 추억을 되살려 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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