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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어느날 고양이를 뒤쫓으며(프랑스, 렌느)

사노라면

by 산삐아노 2014. 8. 2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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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운이 좋은 날이 있다.

 

나는 길을 걷다 고양이들을 많이 만난 날, '정말 운 좋은 날이다!' 생각한다.

 

렌느에 머무렀던 이 날이 그랬다.

길을 걷다 여기저기서 고양이들과 마주쳤다.

 

검정고양이들, 회색무늬고양이....

 

 

어슬렁거리며 걸어가는 고양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즐겁다.

가벼운 발걸음과 유연한 몸놀림이 아름다울 지경이다.

 

"넌 누구냐?" 하며 살짝 자신의 몸 일부를 감추며 나를 경계하듯 바라보는 모습도 지루하지 않다.

경계의 몸놀림이 영리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숨긴 채 쉬고 있는 고양이를 포착하는 순간은 큰 보물이라도 발견한 듯 기쁘다.

이들의 비밀스러운 공간을 발견한 기분. 

 

누군가에게 비밀스런 휴식을 들킨 고양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보는 것도 사랑스럽다.

"도대체 왜 방해하는 거냐?"하고 항의하는 눈빛.

미안하지만 그래도 난 내 근처 어딘가에서 고양이란 존재가 은밀히 머물고 있다는 것에 그냥 기분이 좋다.

 

 

씩씩하게 거리를 활보하는 고양이는 작은 호랑이의 의젓함이 있다.

하지만 단 한번도 돌아봐주지 않고 제 길을 가는 고양이는 참으로 무심하기만 하다.

 

 

무심하다 생각한 순간, 잠시 멈추서 뒤돌아봐 주는 애교.

그래서 고양이가 사랑스럽다.

 

고양이들를 뒤쫓으며 길을 걷는 즐거움, 행복한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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