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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기억]2, 사랑하는 사람은 죽은 다음에도 다시 만난다

즐거운책벌레/소설

by 꿈꾸는 산삐아노 2020. 11. 2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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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1]을 덮자마자 [기억2]를 펼쳤다. 

정신병원을 탈출한 르네가 과연 앞으로 어떻게 인생을 풀어나갈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르네는 자기 영혼의 첫번째 삶에서 아틀란티스의 거인 게브였음을 알게 되어 게브와 소통해서 아틀란티스의 대륙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역사적 진실을 사람들에게 알릴 계획을 꾸민다. 이 소설의 결말에 대해서는 여기서 이야기하지 않기로 한다. 

아무튼 저자는 역사적 진실이라는 것이 얼마든지 왜곡될 수 있고 소멸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소설 속에서 나눈다. 

 

흥미로운 상상 가운데 저자가 자신의 111번의 이전 생의 영혼들과 동시소통을 시도한다는 설정, 새로운 감정경험을 위해 환생을 거듭한다는 생각, 이전 삶의 결산 속에서 다음 생을 결정한다는 생각 등은 흥미로왔다.

 

또 흔히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면 다시 사랑하자는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 이 소설이야말로 바로 그 이야기다. 소설의 시작은 현생의 사랑하게 될 남녀의 만남에서 출발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이 남녀는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이 남녀가 최초 만나 사랑하고 죽는 것으로 끝난다.  결국 [기억]은 로맨스물이랄 수 있다. 

 

[기억2]도 주인공의 모험이 계속되면서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기 때문에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연구해서 쓰는 소설의 흥미로움을 유감없이 보여준다는 점에서 독서하는 즐거움이 크다. 

 

노트-이어지는 생각>

"달리가 햇볕에 녹는 카망베르 치즈를 보고 영감을 얻어 그렸다고 해요. 그림 속에 나오는 네 개의 시계는 단단하고 조금 무르고 아주 무르고 흐물흐물 녹아내리는, 각기 다른 변형의 단계를 보이잖아요. 그것을 통해 흐르는 시간을 표현하고자 했대요. 기억도 시계처럼 단단하고 부드럽고 무르고 흐물흐물한 변화 속에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기억의 지속>이라는 제목을 붙였다는군요."(59, 오팔의 말)

한 때 달리 그림의 광팬이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달리의 <기억의 지속>이라는 작품을 무척 좋아했었는데, 그 그림 속의 시계가 카망베르 치주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것인 줄은 몰랐다. 

 

각각의 생은 부정적인 지난 경험에 대한 반작용적 소원의 실현과정이다. 우리는 그렇게 보완을 통해 더 나은 존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63)

윤회를 통해 조금 나은 자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아이디어는 흥미롭기만 하다. 

 

"...... 우리 위에 있는 작가가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행동을 결정하고 있다는 말이죠."(63)

실지로 이 소설속 중인공의 행동은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작가는 소설 주인공에게 있어서는 신적 존재.

 

그런데 백년 전쟁에 관해 역사책이 언급하는 것은 오직...... 잔 다르크라는 인물의 존재뿐이다. 1870년을 전후해 그녀가 역사적으로 부각된 것은 우리가 영국을 물리친 경험이 있으니 당연히 독일도 물리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것이다.(64)

잔 다르크가 보불전쟁때 부각된 줄 몰랐다. 그리고 파리 코뮌을 와해시키려는 목적으로 지방 시민과 파리 시민을 대립시켰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2개월만에 진압된 파리코민 참가자를 약식처형시키거나 뉴칼레도니아로 강제이주시켰다는 사실도.

 

<우리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은 필연성의 지배를 받는가?>(69)

글쎄... 궁금하다. 많은 부분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리라 생각되지만 자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세계를 움직이는 근본적인 원리임을 말해 주듯이 아난케라는 이름은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눈에 잘 띠는 돌에 새겨져 있다.(70)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아난케'라고 새겨져 있는 돌을 보진 못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고... 다음에 혹시 노트르담 대성당에 가게 되면 한 번 찾아봐야겠다. 아난케는 운명의 여신의 이름.

 

 통 속에서 살았다고 알려진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나무통이 아니라 항아리에서 지냈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아테네에는 아직 나무통이 없었기 때문이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에게 영감을 준 것은 그의 얼굴에 떨어진 사과가 아니라 고양이 한 마리였다. 사과 이야기는 낙하 운동의 원리를 기억하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볼테르가 지어낸 것이었다.(...) 나폴레옹은 <역사는 누구나 동의하는 거짓말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79)

특히 뉴턴의 사과 이야기가 볼테르 작품이라니! 

 

상한 이는 무조건, 더군다나 마취 없이 집게로 뽑아냈다. 시장 바닥에서 이런 치과 시술이 행해지면 사람들이 구경하기 위해 모여들곤 했다. (98)

이 구절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요즘 치과치료를 받으러 다니는 처지에서 마취 없이 이를 뽑는다는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ㅠㅠ

 

"나는 우리 영혼이 서로 다른 풍경과 서로 다른 상황을 모두 거쳐 온 데는 한 가지 이유가 있다고 믿어요. 새로운 감정들을 경험하기 위해서죠."(119)

새로운 감정을 경험하기 위해 윤회를 거듭한다는 저자의 상상력이 무척 흥미로왔다.

 

<나는 우연히 세상에 태어난 게 아니다.>(119)

살아온 인생을 결산하면서 다음 생을 결정한다는 저자의 생각. 저자는 좀더 나은 인생을 살아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100회 이상의 태어남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는 것인데... 100번 정도 다시 태어난다면 지금보다 좀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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