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마스터도구 산삐아노의 꿈놀이터 :: 미야베 미유키 [마술은 속삭인다] 최면 살인

도서관에 빌린 책이 너덜너덜하다. 

이 책은 우리 도서관에서도 구할 수가 없어 다른 도서관을 동원해서 빌린 책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읽었길래 이렇게 책이 망가진 것일까?

아니면 책을 함부로 보는 사람들의 소행때문일까?


어쨌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을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 분명하다. 

흥미롭다고 해서 모든 책을 집안에 구비해놓는 것은 여러모로 좋은 일은 아니다.

일단 집이 복잡해지고 대개는 한 번 읽고 두 번을 읽지 않게 되기 때문에 계속해서 소장하는 것은 비경제적이다.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소설의 경우는 가끔 구비해놓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기도 하지만 스스로 욕망을 도닥거린다. 

도서관에서 빌려보면 돼, 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도서관에서 책을 충분히 사준다면 개개인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출판사도 덜 힘들 것이다. 


1. 어쨌거나 미야베 미유키의 [마술은 속삭인다]는 1989년에 일본 신조사에서 출간된 소설이고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에 북스피어에서 번역출간되었다.

신조사에서는 2008년에 새로운 판본으로 다시 출간했다고 나와 있다. 

아무튼 1989년이라면 거의 30년전의 소설이다. 우리나라에서 번역된 지도 10년이 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을 이제서야 할게 되었지!하고 스스로 한탄했다. 

물론 지금이라도 읽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싶다. 


2. 이 소설은 청소년 마모루의 시선 속에서 펼쳐진다. 

마모루는 아버지가 횡령을 한 후 행방불명되어 어머니랑 단둘이 살다가 어머니마저 급사한 바람에 이모댁에서 지내는 소년이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 일로 학교에서 따돌림 당하고 친구도 거의 없는 고독한 소년이기도 하다. 

이 소년이 이모댁에서 사는 동안 택시기사인 이모부가 교통사고로 사람을 죽였다는 혐의로 잡혀가는 일이 발생한다. 

이모부는 자신이 사람을 친 것이 아니라 죽은 사람이 차로 달려들었다고 주장하지만 믿어주지 않는다. 

그런데 뒤늦게 등장한 신일본상사의 부대표 요시타케의 증언으로 이모부는 풀려난다. 


이모부의 교통사고 사건 속에서 마모루는 스스로 이모부를 돕기 위해 조사를 해나가다가 

이모부의 차에 친 여대생은 싸구려 선정적인 잡지 [정보채녈]에 인터뷰한 '연인장사'를 해온 네 명의 여성 가운데 한 명임을 알게 된다.

게다가 이 네 명의 여성 가운데 두 명은 자살로 죽었고 단 한 명의 여성 가즈코만이 살아 있으며 

누군가 그녀들의 목숨을 거두고 있으며 가즈코 역시 목숨이 위태롭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마모루는 이 여성들의 목숨을 거두는 자가 최면술사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이 소설 속에서는 마모루 주변에 등장하는 흥미로운 어른들이 있다. 

고독한 어린시절에 자신에게 열쇠를 만드는 법, 자금장치를 해제하는 법을 가르쳐준 '할아버지', 

그리고 정의를 위해 최면 살인을 한 나이든 최면술사,

죄책감 때문에 어릴 때부터 마모루를 지켜보고 도와주려고 했던 요시타케.


소설은 1)이모부의 교통사고 사건에서 출발해서 드러나는, 연인장사와 관련된 여성들에 가해진 최면살인 사건을 전체 줄거리로 놓고,

2)마모루가 학교에서 겪는 괴롭힘 사건,

3)마모루가 아르바이트하는 곳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사건의 진상, 

그리고 마지막으로 4)마모루 아버지의 행방불명에 얽힌 진실이 교차되면서 풀려간다.   


3. 소설이 너무 흥미진진해서 손에서 놓질 못했다. 

미야베 미유키는 이 소설로 제2회 일본추리서스펜스대상을 획득한다.

받을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4. 발췌구절들

메모1

"할아버지 생각에, 인간은 두 종류가 있어. 

하나는 할 수 있는 일이라도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 하지 않는 인간,

다른 하나는 할 수 없는 일이라도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어떻게든 해내고 마는 인간.

어느 쪽이  좋고 어느 쪽이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

나쁜 건 자신의 의사로 하거나 하지 않거나 한 일에 대해 변명을 찾는 거지."

(자물쇠 할아버지의 말.)


두 종류의 인간이라...

나는 할 수 있는 일이라도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 하지 않는 인간쪽인 거 같다. 

변명을 찾는 일을 경계하라는 대목, 정말 마음에 와닿는다.


메모2 클렙토마니(kleptomanie)

"심리학 용어로 '병적 도벽'이라는 뜻이야. 

특별히 경제적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물건을 훔치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혀서 절도나 도둑질을 계속하지. 

강박신경증의 일종이야."

(다카노의 설명.)


메모3 서브리미널 광고.

"잠재의식에 호소하는 광고. 

텔레비젼 또는극장의 스크린 또는 라디오 등에 인지가 불가능한 속도 또는 음량으로 메시지를 내보내 구매행위에 충분한 자극을 주려는 광고. 

1957년에 미국의 비케리와 프레콘 프로세스 앤드 이퀴프먼트사가 동시에 이 방식의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삼천분의 일초-이십분의 일 초로, 프로그램이 진행중인 화면 위에 오 초마다 CM을 플래시시키는 방법으로 

시청자가 보거나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의식밑에는 남는다. 

이 결과 팝콘은 50퍼센트, 코카콜라는 30퍼센트의 매상고 상승을 보았다고 한다. 

그 후FTC(연방통상위원회)는 윤리적인 문제점을 지적하여 금지조치를 내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식의 광고는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인간의 의식을 부지불식간에 조정하는 이런 식의 광고, 끔찍하다. 

물론 서브리미널 광고가 정말로 우리의 의식에 분명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과학적으로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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