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마스터도구 산삐아노의 꿈놀이터 :: 미야베 미유키의 [진상] 상,하, 신약을 둘러싼 미스터리 장편소설

1.미야베 미유키의 [벚꽃, 다시 벚꽃]을 읽고 난 후, 난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빌려보기 위해 바로 도서관을 찾았다. 

미스터리물이라는 장르도 좋아하지만 무엇보다도 에도시대(일명 도쿠가와시대, 1603-1867)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는 것이 내 관심을 끌었었다.

그래서 그녀의 소설 중 에도시대 배경인 소설을 찾았다. 

(역시나 소설을 읽으면서 낯선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절, 신사에서 발행하는 복권이야기, 신분에 따른 복식의 차이, 독특한 음식문화, 데릴사위, 양자를 동원한 가계잇기, 상속 몰아주기, 

여성들의 삶, 나가야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 등등)


선택한 것은 바로 [진상]. 일본 제목은 [오마에상(2011)]인데, 그 뜻은 '당신'으로, 당신을 높인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진상'이라는 제목을 선택했다. 바로 '진상을 밝히다'라는 표현에서의 그 '진상'이다.


우리나라 번역서는 진상을 상, 하권으로 분리해서 출간했다.

하권에는 진상 외에 '까치밥', '전복의 사랑', '이누 오도시'가 이어 담겨져 있다.

작가는 단편을 이어 장편을 만든다고 한다. 

각각은 단편이자 진상의 후속이기도 하다. 


2. 이야기는 '쓰지기리(무사가 길에서 행인을 칼로 베어죽이는 것. 칼날시험이나 무술수련, 금품탈취, 기분풀이 등의 이유로 자행되었는데 법으로는 금지였다고)'로 인한 살인으로 보이는 시체 발견에서 출발한다. 

시작부터가 낯설고 일본적이며 흥미롭다.

(두 권을 합해서 무려 10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이지만 난 이 소설책을 손에서 놓지 못해 일상을 이 소설 중심으로 꾸렸을 지경이다.)


'쓰지기리'에 대해서는 이미 들은 바 있었다. 칼날이 잘 드는지 알아보기 위해 길에서 부딪치는 사람 아무나 살해한다는 끔찍한 이야기.

그런데 쓰지기리 당한 것으로 보이는 남자 시신(규스케)이 발견되고 이후 다시 비슷한 수법으로 집에서 살해된 남자 시신(신베)이 이어 발견되고, 

또 시간이 흘러 같은 자에게 당한 것으로 보이는, 강에서 발견된 여자시신(오쓰기)까지.

차례로 세 구의 시신이 발견되고 도대체 누가 어떤 이유로 이러한 살인행각을 벌였는지가 서서히 밝혀진다. 

이번 이야기에는 약제상이나 의원 이야기 중심으로 펼쳐진다.  


3. 등장 인물들도 무척 흥미롭다. 


이 사건을 푸는 중심인물들로

말상의 헤이시로, 오캇피키의 마사고로, 

추남 청년 신노스케, 미남 청소년 유미노스케, 

기억력 좋은 짱구 센타로, 비상한 노인 모토미야 겐에몬

유미노스케의 한량 형  준자부로가 있고,


여성들로는

찬가게 주인 오토쿠,

약방 안주인 사타에와 약방집 딸 후미노,

다마이야의 오키에 등이 참으로 흥미롭게 그려진다.

 

그밖에 주변부 인물들도 무척 개성있게 잘 표현되었다. 


작가는 각각의 인물들의 외모와 성격을 능수능란하고도 재미나게 잘 썼다. 

이 소설은 '인물들의 잔치'라고 말해도 될 것 같다. 


4. 작가는 진상이 로맨스물이라고 말하는데, 남녀 사이의 관계가 이야기의 중요한 대목이기도 하다. 

사건에도 남녀간의 사랑이 얽혀 있다.

자잘한 에피소드도 남녀간의 사랑이야기가 적지 않다.


5.  겐에몬의 말씀('전복의 사랑' 중)

"무얼 어째야 좋을지 모를 때는 학문을 하는 것이 가장 좋지"

"나는 너무 오래 살았다. 하지만 그래서 좋았다. 아직도 더 배울 수 있다. 앞으로 내가 배울 것은 사람이 어떻게 죽어야 하는가다. 배울 가치가 있는 문제지."


 6. '까치밥' 편은 오키에라는 여자에게 할애된 이야기인데, 재미있었다. 


그 중에서 마사고로가 헤이시로 말을 떠올리며 오키에에게, 

"자네는 감나무에 매달린 까치밥 같은 여자야."라고 한다.

달콤한지 떫은지 알 수 없는 까치밥, 정말로 거기 매달려 있는지 어떤지도 알 수 없는 감, 

다시 말해서 오키에의 말, 행동이 진실한지 알 수 없다는 생각에서 한 말.  


오키에는 우물가 감나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자기 생각을 이야기한다. 

감나무는 잘 부러지기에 아이들이 오르면 위험하니 감나무를 베야 한다고 주민들은 이야기했지만 

감나무를 그대로 그 자리를 지켰다. 

그 감나무를 바라보면서 오키에는 자기 인생이 감나무 같다고 생각했다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고 손을 뻗어 나뭇가지를 붙들었는데 금방 뚝 부러져 버려요. 아무래도 올라갈 수가 없어요. 

이 가지가 든든할 거라는 말을 듣고 붙잡아봐도 나중에 보면 다 거짓말이었어요."

"저는 감이 아니에요. 

멀리 보이는 감을 빤히 쳐다보던 아이였어요. 

저 감은 틀림없이 달거야. 이번에는 진짜 단감일 거야. 

그러니까 어떻게든 저기까지 다가가서 나무를 타고 올라가 이 손으로 따 먹고 말테야, 하고."

죽자 사자 그 감을 향해 달려가는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오키에에게 마사고로는 '씩씩하게 살라'는 말을 남긴다.


이 소설은 '얼간이' 시리즈의 세번째다. 

이제 이 시리즈의 앞선 책들,   [얼간이]와 [하루살이]를 빌려 봐야겠다.

기대가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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