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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함의 지혜

즐거운책벌레

by 산삐아노 2016. 5. 1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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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된 지 10여년도 더 된 책이다.

그 사이 도서관에 항상 머물러 있었겠지만,

그리고 여러 사람이 이 책을 펼쳐들고 읽었겠지만

이 책은 이제서야 내게 왔다.

 

에르크하르트 툴레라는 사람이 쓴 책인데,

불교도나 도 또는 마음수련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이야기를

제법 세련된 언어로 이야기해 준다.

 

정치나 종교, 과학의 폐해, 에고에 대한 집착 등을 경계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문제는 이런 류의 책이

분류하고 분석하는 작업, 잡생각과 논리적인 추론을 모두 한 바구니에 집어 던진다는 것이다.

분류, 분석, 이성적 사고를 모두 던지지 않더라도

논리적인 생각만 잘 펼쳐나가도 독단에 빠질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든다.

 

만일 자신에 너무 집착하고 욕심에 과도하게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이 책을 한 번 정독함으로써 자신을 반성해볼 수 있을 것이다 .

 

하지만 이 책이 말하는 순수의식, 원초적 지혜, 맑은 마음은

그 정체가 불분명하다.

어차피 개념화하는 작업이나 분석을 거부하면서

언어적 작업으로 가르침을 주려니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수련을 하는 사람으로 아래와 같은 에크하르트 툴레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충분히 공감할 수도 있다.

 

"나의 호흡을 바라보고 온 마음을 거기 두는 법을 배울 때

나는 가장 내밀하고 강렬하고 자연과 다시 하나가 된다.

그로부터 나는 치유되고 저 깊은 곳에서 힘이 솟아난다.

거기서 의식의 전환이 일어난다.

생각과 개념으로 이루어진 외부적 의식 세계가

이제 걸림 없는 순수의식인 내면의 의식세계로 변화한다."

 

하지만 외부세계에 대한 인식을 경시하는 것 역시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잘못하면 미신적 믿음, 광기, 환상과 허상으로 빠져들 수도 있는 것이다.

조심하면서 책의 열매를 거둬들이도록 애쓴다면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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