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칠한 비둘기 브로치의 변신
사노라면...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그 사람이 남긴 물건에 집착하게 된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어머니의 화장대 서랍에서 이 옷칠한 나무 비둘기 브로치를 발견했다. 어머니가 이 비둘기를 달고 계신 것을 한 번도 본 적은 없다. 하지만 나는 이 비둘기 브로치를 챙겨 넣었다. 그리고 한 동안 내 책상 서랍 속에서 보관했다. 그러다 친구의 조언대로 그 브로치를 냉장고 자석으로 만들기로 했다. 브로치 핀을 제거하고 자석을 붙였다. 지금 비둘기는 냉장고 문에 달려 있다. 사람이 죽고 나면 그 사람의 물건이 다 무슨 소용일까. 하지만 죽은 사람의 물건이라도 껴안고 있어야 상실감으로 뚫린 마음의 구멍을 채울 수 있을 것 같은 바보같은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사노라면
2014. 6. 16. 1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