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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의 조건] 학교내 동성애 혐오와 게이 청소년의 자기긍정의 문제

볼영화는많다/성적 다양성

by 산삐아노 2022. 5. 1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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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피디아에서

[우정의 조건]은 아일랜드 감독 John Butler(1972-)이 연출한 코미디, 스포츠 영화이자 LGBT영화다.

솔직히 코미디 영화라고 하기에는 글쎄... 웃음코드가 분명치 않은 것 같지만...

럭비가 중요한 영화소재라는 점에서 스포츠영화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가 다루는 중요한 소재는 게이 청소년의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한 긍정과 관련한 성장영화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 이 영화의 제목을 '우정의 조건'이라고 붙였지만 도대체 왜 이 제목을 달았는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원제는 'Handsome devil'. 직역해보면 '잘 생긴 말썽꾸러기 아이'라고 해야 하나?

감독이 동성애자라서 그런지 영화는 게이 청소년 문제를 진지하고 따뜻하게 잘 풀어냈다. 

영화는 우드힐 칼리지라는 기숙학교, 즉 가상의 중등학교 공간에서 진행된다. 

이 학교는 럭비에 진심인데, 그 학교에서 거의 유일하게 럭비에 관심 없는 학생이 바로 네드. 그래서 네드는 럭비부 학생들에게 '게이'로 불리며 괴롭힘을 당한다. 네드는 학교생활이 싫고 퇴학당하기를 원한다. 혼자서 방을 사용하던 네드에게 룸메이트가 생기는데, 전학온 '코너'. 코너는 뛰어난 럭비선수다. 당연히 럭비부에 들어가고 네드는 럭비부인 룸메이트가 싫기만 하다. 그래서 기숙사 방 한 가운데 가구를 쌓아두고 방을 절반으로 나눠서 서로 부딛치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코너는 다른 럭비부 아이들과 다르다. 네드는 코너와 음악이란 공통 관심사도 발견하고 조금씩 친해져서 이 학교에 입학한 이래 처음으로 친구가 생긴다. 

이 친구가 우드 힐 컬리지로 전학온 데는 이전 학교에서 말썽이 많아서였다. 영화의 제목인 'Handsome devil'은 바로 코너를 가리킨다. 

잘 생겼고 우수한 럭비선수지만 이전 학교에서는 내내 싸움을 벌였던 말썽꾼이었던 코너. 

도대체 코너는 왜 그토록 다른 학생들과 싸웠던 것일까? 

코너가 자기정체성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을 게이로 알아본 아이들과 싸움을 벌였던 것. 

새로 전학온 학교에서는 럭비를 잘 하는 코너가 제대로 학교에 적응하는가 싶었지만 럭비부 선생의 동성애혐오와 강압적인 훈련방식이 결국 코너를 다시 방황하게 한다. 모든 에너지를 럭비훈련에 쏟을 수밖에 없었던 코너, 그리고 자신의 동성애적 정체성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코너는 네드를 피하게 되고 결국 화가 난 네드는 코너가 동성애자라는 것을 전교생 앞에서 발설한다. 

 

동성애 혐오가 지독한 학교 공간 속에서 자신의 동성애적 성적 정체성을 드러내고 학교생활을 하기는 힘들 것이다. 

영화 속의 학교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중 고등학교도 마찬가지로 생각된다. 동성애자라는 것이 알려지고 집단 따돌림, 집단 혐오에 노출되면 그 상황을 견디지 못해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하는 것은 엄연한 현실. 

코너 역시 자기정체성이 드러나길 원치 않았고 럭비부 선생의 동성애혐오, 마초적 성향 앞에서 더더욱 자신이 게이임을 드러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나마 코너를 지지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한 동성애자인 영어 선생님이 있어 다행이라고 할까? 영어선생님은 코너가 학교생활을 포기하지 않도록 곁에서 도움을 주고자 한다. 그리고 동성애 혐오를 가지고 있지 않는 교장선생님, 비록 코너를 동성애자로 까발기며 상처를 주었음에도 마지막 순간 코너의 친구로서 우정을 다하는 네드. 이렇게 한 동성애자 청소년이 자기혐오에 빠지지 않고 자신의 성정체성을 인정하고 자존감을 지키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친구, 교사, 그리고 부모가 있다면 동성애자 청소년도 건강하게 청소년 시기를 보낼 수 있으리라 본다. 그런 점에서 코너는 운이 좋은 편. 아버지나 럭비부 선생, 럭비부 동료들의 동성애 혐오에도 불구하고 코너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지지해주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영화는 어쩌면 감독의 청소년기 고민, 경험이 담겨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왜 이 영화가 15금인지 모르겠다. 동성애라는 소재를 다뤄서일까? 

내 생각에는 중학교 이상의 청소년들이 이 영화를 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성소수자 문제에 대한 바른 인식, 진지한 고민을 하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될 영화라고 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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