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보이지 않는 끈] 두 아버지와 아들로 이루어진 가정

볼영화는많다/성적 다양성

by 산삐아노 2022. 5. 7. 22:12

본문

cineuropa.org에서

Marco Simon Puccioni 이탈리아 감독의 [보이지 않는 끈]은 2022년, 바로 올해 초 상연된 LGBT영화다. 

화자는 두 아버지를 둔 15세 소년 레오네다. 레오네의 부모는 게이커플. 

이 커플은 만난 지 20년, 결혼한 지 15년된 커플로 결혼하면서 대리모를 통해 레오네란 아들을 얻어 정성을 다해서 키운다.

레오네는 다른 가정과 달리 어머니가 없고 아버지만 둘이지만 밝고 건강하게 자라 행복한 게이커플 가정을 소재로 한 LGBT 다큐멘터리를 학교과제로 제출하기로 하는데... 

영화는 나름 심각한 주제를 코미디로 풀어낸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동성커플의 법적 결혼, 대리모제도, 난자기증, 동성커플의 자녀양육, 자녀의 공동양육권 등을 다룬다.

차별금지법 조차 없는 우리나라에서 동성커플이 법적으로 인정될리 요원할 것이다. 따라서 동성커플의 입양, 공동자녀양육권 등은 우리나라에는 상상조차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난자기증이나 대리모제도는 말해서 무엇하리...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한참 멀리 나간 주제들을 다룬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우리에게 미리 여러가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언젠가 한 친구가 자신은 동성커플은 법적으로 허용하더라도 동성커플이 아이를 키우는 것은 반대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동성커플이 어떻게 제대로 아이를 키우겠느냐는 것이다. 

영화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동성커플도 아이를 충분히 사랑하고 그 아이를 책임감 있게 양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탈리아는 언제부터 동성결혼이 법제화되었는지 살펴보니  동성결혼은 여전히 허용되지 않고 '시민결합'이라는 법적 형태로 동성커플의 법적 지위를 보장해주기 시작한 것이 2016년부터라고 되어 있었다. 역시 카톨릭국가인 만큼 결혼에 대한 종교적이고 보수적인 입장이 지배적인 나라에서 동성결혼제도 쉽게 안착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는 동성결혼이 가능한 것처럼 표현되어 있는데,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동성간의 시민결합을 동성결혼이라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지 알 수는 없다. 

 

그렇다면 레오네의 아버지들의 결혼이라는 것이 15년 전이라면 그 당시만 해도 동성커플을 위한 법적 제도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법적인 차원의 결혼은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결혼 당시 레오네는 법적으로 시모네의 아들이었을 뿐 파올로의 아들은 아니었다. 한참 후에 이 둘의 공동양육권이 인정되었다고 하니까, 아마도 법적 지위가 생긴 2016년 이후부터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두 아버지의 정자 칵테일과 기증받은 난자의 수정란을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시켜 레오네가 태어난 것으로 나온다. 

이탈리아의 경우, 도대체 언제부터 대리모제도가 법적으로 허용되었는지 모르겠다. 

물론 나중에 알고 보면 레오네의 생모는 대리모로 알고 있던 튈리다. 결국 튈리는 대리모가 아니다. 

아무튼 뒤로 갈수록 레오네의 탄생 비밀이 하나씩 벗겨지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편견 중 하나인 동성커플의 아이는 동성애자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레오네는 이성애자임에도 동급생들에게 게이로 생각된다. 

또 부모와 자녀로 이루어진 가족은 정상가족이지만 동성커플과 아이로 이루어진 가족은 비정상가족이라는 또 다른 편견도 등장한다. 

레오네가 사랑하는 안나의 어머니는 레오네의 가족이 비정상이라고 동성애자는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이성애자 여성이다. 

이러한 어머니의 생각에 대해 딸 안나는 매섭게 비판한다.

안나의 말대로 배우자를 배신하고 결국 헤어진 이성애 부부의 자녀들이 과연 행복할까? 

물론 동성부부도 배신하고 헤어질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영화 속에서 레오네의 한 아버지인 파올로는 시모네를 배신하고 바람을 피우고 결국 시모네와 파올로는 헤어진다.

결국 동성커플이든 이성커플이든 어떤 커플도 사랑이 끝나고 헤어질 수 있다는 것.

 

이 영화는 보는 내내 많은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직은 우리 사회에서 그다지 의문도 갖지 않는 문제들을 미리 생각해게 만든다는 점에서 충분히 볼 만한 영화다. 

심각한 주제를 코미디로 잘 풀어내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