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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갱(Paul Gaugain)의 도시, Pont-Aven(France)

나들이예찬/나라밖나들이

by 산삐아노 2015. 7. 9.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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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따벤(Pont-Aven)에 가기 위해서 버스를 탔다.

시내 한복판에서 내렸는데, 버스에 내려서 주위를 둘러보면 바로 이 고갱 조각상부터 보인다.

 

 

중학교 시절 후기 인상파에 대해서 배웠을 때만 해도 나는 고갱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고호와 세잔에 더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고갱의 색상에도 큰 관심이 생겼다.

 

 

뽕따벤이라는 이 작은 마을에 관광객이 적지 않다.

고갱을 내세운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 같다.

물론 고갱이 거둔 성공만은 아니다.

마을 전체가 그림 같이 아기자기한 데다가 마을 자체를 예술품 전시장으로 가꾸었다.

 

 

 

도시 안에 흐르는 물줄기가 시원한 느낌을 주는 데다

그 주변에는 아름다운 레스토랑, 카페가 줄지어 서 있다.

 

 

꽃과 나무를 잘 가꾸어서 녹색과 알록달록한 색깔들이 싱그러움과 아기자기함을 더해준다.

마침 도착했을 때가 7월 중순이라서 날씨도 정말 좋았다.

프랑스 브르타뉴의 여름이 그렇듯이 아주 덥지도 않아 관광다니기가 그저 그만이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거리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벽에도 다리에도 멋진 흑백 사진이 더해져서 마을 풍경은 더욱 아름다웠다.

도시 전체가 전시회장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마을 곳곳에는 고갱의 흔적이 눈에 띤다.

그가 그림을 그린 곳 앞에 그림과 설명이 게시되어 있다.

 

 

1888년 고객의 유화작품.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다.

 

1986년 고갱이 처음 뽕따벤에 왔을 때만 해도 당시만 해도 고갱은 그다지 유명한 화가도 아니었다고 한다.

그런데 고갱은 뽕따벤의 햇살과 풍경에 반했다고.

 

1988년 고갱이 두번쨀 뽕따벤을 방문했을 때, 작품 둘을 그렸는데,

그 중의 하나가 위의 그림 <뽕따벤 항구 정면에 있는 만>이다.

 

 

그리고 또 다른 고갱의 그림. <브르타뉴의 농사꾼 여인들>1984년도 작품이다.

파리에 있는 오르세 미술관에 있다고 하는데,

그곳에 여러 차례 들렀지만, 이 그림이 떠오르질 않네.

 

 

1894년 근처 마을이 꽁까르노(Concarneau)에서 선원들과 주먹다짐을 벌이다가 다리가 부러진 고갱은

뽕따벤 호텔에 머물면서 다리가 회복되길 기다렸다고.

그때 고갱은 브르타뉴 농사꾼 여인들을 그렸는데, 브르타뉴에서 받은 영감만 아니라 이국적인 느낌을 풍긴다.

그림 앞쪽의 여인들이 입고 있는 흰색 앞치마, 색색깔의 치마와 같은 평상복, 머리장식,

그리고 뒷쪽의 여인들의 축제날 입는 검은 치마와 머리장식,

들판과 집의 지붕, 화강암은 브르타뉴의 것이 맞지만,

 

 

 

여인들의 얼굴모습, 피부색은 브르타뉴의 것이 아니다.

납작한 코, 찢어진 눈, 육감적인 입술, 갈색 피부는 바로 폴리네시아 여인의 것이다.

고갱이 폴리네시아에서 처음 머문 이후 받은 영향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고갱의 그림이 변화한 것이다.

 

 

 

그리고 고갱의 또 다른 그림 <아름다운 안젤르>. 이 그림은 1889년에 그린 것이다. 

고갱이 모델 안젤리끄 사트르에게 선물로 주었는데, 거절 당했다고 한다.

 고갱은 이 그림이 아름답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당황했다고.

 

아래쪽은 따뜻한 색상, 윗쪽은 차가운 색상을 사용했다.

이처럼 대비되는 색상을 하나의 그림에 배치한 것이 인상적으로 보인다.

 

이렇게 뽕따벤에서는 고갱의 그림과 친절한 설명을 곳곳에 안내판으로 만들어 두어 관광하기에 좋다.

 

개인적으로 도시가 너무 아기자기하고 예뻐서 영화 촬영소같은 느낌이 들 지경이었다.

그래서 관광객이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다른 브르타뉴의 피니스테르 지방 도시에 비해서 이 도시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너무 예쁘게 꾸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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