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눈깨비가 내리던 오전,
오대산 상원사를 다시 찾았다.
날씨가 다르면 공간의 느낌이 확 달라진다.
그래서 셔터를 누르는 풍경도 달라진다.
떨어지는 눈이 잡혔다.
순간 속에 고정되어 내내 녹지 않을 눈.
키치로 여기며 무시했던 봉황조차 신비롭다.
안개 저 멀리 신비로운 세상을 향해 봉황이 막 날개짓을 하려는 듯하다.
사진 속에서 봉황이 사라지니 탑이 두드러져 보인다.
봉황이 없는 이 풍경이 더 마음에 드네.
멀리 산을 가린 안개가 상상의 공간을 더 멀리 넓혀준다.
그 어느때보다 아름다운 상원사의 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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