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기리 조가 잘 생기기만 했더라면 나는 그를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영화를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내가 본 영화들 속에서 그의 연기력은 탁월했다.
내가 좋아하는 감독, 이누도 잇신의 <메종 드 히미코(2005)>에서 그는 게이로,
모자 간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도쿄타워(2007)>와
도쿄라는 도시, 도쿄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텐텐(2007)>에서는
빚에 시달리는 무능한 젊은이로,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2011)>에서는 무능해서 이혼당한 인디밴드 음악가로,
<행복한 사전(2013)>에서는 출판사 사전편집부의 뺀질거리는 사원으로 등장했다.
이 모든 영화 속에서 그가 펼쳐 보인 연기는 연기가 아닌 듯
마치 그 사람처럼 보였다.
그러고 보니 그가 출연한 이 영화들은 모두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영화들이다.
찾아보니 그는 무수한 영화 속에 출연했다.
그가 출연한 영화들이 모두 괜찮은 영화는 아니었겠지만,
마침 내가 본 다섯 편의 영화들이 좋아서 그에 대한 인상도 좋게 남은 것 같다.
영화감독이 되고자 했지만
미국에서 대학입학 원서를 쓸 때 오해해서 Drama학과를 선택한 것이
그를 배우가 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우연히 배우가 되었지만 배우의 길이 그의 숨겨진 재능을 꽃피우게 했으니
오다기리 조는 운이 좋은 사람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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