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출신의 여성 만화가인 마르잔 사트라피는 내가 좋아하는 만화가다.
프랑스에 있을 때부터 이 만화가의 <페르세폴리스>, 정말 감동적이었다.
자전적 만화인데 저자를 포함한 개인들의 삶을 관통해서 이란의 정치사회 상황을 들여다 보게 되는 만화였다.
무엇보다도 그녀의 흑백의 그림체가 내 마음에 들었다.
<자두치킨>도 그녀의 변함없는 만화적 문체를 그대로 발견할 수 있다.
이 만화도 만화가의 주변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토대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본 스토리의 틀은 비슷하다.
낯선 이란이라는 나라의 사회와 문화를 그대로 엿볼 수 있다.
나세르 알리라는 타르 연주자가 왜 자살하게 되는지를 만화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만화를 따라 가 보면, 나세르 알리가 자살에 빠지는 이유는 중층적이지만
그럼에도 그의 자살은 사랑의 실패에 기반한 인생의 실패감이 원인이 아닐까 추측해 보게 된다.
사랑에 실패하고서는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하고
아내와 갈등이 깊어지고 그 과정에서 아내가 그가 소중히 여기는 타르를 부수고
그것이 매개가 되어 우울증에 빠지고,
하지만 알고 보면 과거에 그토록 사랑했지만 결혼할 수 없었던 여인이 세월이 지나서 자신을 기억해 주지 못하는 사건이
그의 자살욕구를 가속화시킨다.
사실 타르라는 악기도 사랑에 실패하고 좌절하는 그에게 스승이 안겨준 소중한 선물이었다.
그는 잃어버린 사랑을 대신해서 그 타르를 숨고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타르를 사랑하지 않는 아내가 망가뜨린 것이다.
그 타르는 그 어떤 타르도 대신할 수 없었던 물건이다.
그의 과거 사랑을 아내가 대신할 수 없는 것처럼.
나세르 알리라는 사람은 용기도 없고 소심하며 자신에게 정직하지도 않았던 사람으로 보인다.
결국 그의 그런 성격도 자살에 한몫하지 않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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