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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북부 해안마을에서의 느긋한 휴식 (France, Ambleteuse)

나들이예찬/나라밖나들이

by 산삐아노 2014. 9. 2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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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북부 작은 해안마을, 앙블르퇴즈(Ambleteuse)를 가게 된 것은

몇 년간 세들어 살던 집주인이 그곳 자기별장으로 초대한 덕분이다.  

원래는 부모님 별장이지만, 함께 사용하고 있다고.

 

이웃 마을만 해도 관광객들이 오고 가지만

이곳은 관광객이 없는(? 아니 거의 없는) 작은 해안마을이다.

바다와 강, 자갈해안, 갈매기, 풀과 꽃이 있을 뿐이다.

특별히 관광객을 유혹하는 것이 없다.

마을에 식당이나 카페도 한 곳 정도 있을 뿐 없다.

가까이 수퍼나 가게도 없다.

다들 별장을 이곳에 두고 주말이나 휴가철이면 들르곤 한다.

소위 여유 있는 프랑스 중류층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이런 거구나,

하고 조금 엿볼 수 있었다.  

 

이웃들도 다들 친척이나 친구, 오랜 이웃사람들이라서

길을 걷다가도 인사를 건네고 서로의 집을 자유롭게 왕래한다.

이 집에 누가 살고 저 집에 누가 사는지 잘 알고 지낸다.

낯선 사람은 거의 없다.

나 같은 사람이 바로 그 낯선 사람이다.

 

이들은 이곳에 머무는 동안 말 그대로 놀면서 쉰다. 

해양스포츠를 즐기거나,

썰물 때면 홍합을 따기도 하고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생선을 잡아오기도 한다.

나같은 외지인은 너무나 한가로운 이 해안마을의 풍경이 마냥 부러울 지경이다.

 

 

 

갈매기가 여유롭게 날아다니고 해안에서 잠깐씩 머물렀다 가는 풍경이 고향바다를 생각나게 했다.

 

 

하지만 고향바다에 가본들 한가로운 풍경을 기대하긴 어렵다.

 

 

해안은 자갈밭, 바위로 이어지기도 한다.

해안이 조수간만의 차이로 물에 잠겼다 물이 빠졌다 하는 풍경은 내 고향바다와는 다른 모습이다.

 

강과 바다가 이어지는 곳.

신기해서 마냥 쳐다보고 있었다.

원래 강과 바다가 이어지게 마련인데 말이다.

 

 

바다와 강을 면하고 있는 이 마을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사랑스럽게 보인다.

위에서 위압적으로 내려다 보는 듯한 높은 빌딩, 높은 담벼락으로 경계를 긋는 건물은 없다. 

시선을 자극하는 건물이 없어 마을이 다정하게 느껴진다.

 

 

이 마을을 걷다가 강에서 수영하는 개를 만났다.

순간 스페인의 프라도 미술관에서 본  '고야의 모래'에 묻인 개가 떠올랐다. 

물 속에서 헤엄치는 개도 정말 한가롭게 보인다.

 

이토록 한가로운 시간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준 프랑스 집주인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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