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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직면한 어떤 무신론자의 이야기, <신 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

즐거운책벌레/에세이

by 산삐아노 2014. 9. 2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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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 + 신은 위대하지 않다

저자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출판사
알마 | 2011-12-3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신 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 세계적인 석학 히친스가 남긴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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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제목이 참 요상하다 생각했다.

원제는 단순히 'mortality'다. 출판사들이란...

아무튼 크리스토퍼 히친스가 무신론자라는 점을 강조한 제목으로 보인다.

 

무신론자인 작가가 식도암에 걸려 죽음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쓴 책이다.

 

나는 사실 이 책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읽을 수록 이 책이 너무 재미난 것이다.

블랙 코메디같다고 말하면 지나친가?

 

그를 위해 기도하는 각 종교집단의 사람들에 대해 그가 펼쳐나가는 이야기는

그가 곧 죽을 사람이라는 심각함을 잊게 만든다.

 

자신이 어떤 종교에 입문하면 다른 종교인들이 실망할 것이고

혹시 자신이 암을 이겨내면 이들이 기도덕분이라고 말할 것이니 짜증날 것이라는 저자의 말이 웃기다.

 

그리고 자신이 지옥불에 타죽길 바라는 기독교인들은

사실 자기를 위해 기도하는 상냥한 기독교인을 조롱하는 것이 된다고 덧붙인다.

 

죽어가는 사람이 썼다고 생각하기에는 그의 이야기가 너무 웃기다.

나는 이 책을 블랙유머집으로 분류해야 하지 않나? 잠시 고민했다.

 

본문 중에서 인용한 다음 글들은 웃기 위해서다.

"(면죄부 판매)와 같은 이런 지독한 신성모독이 그토록 화려하게 이윤을 내지 못했다면

오늘날의 많은 훌륭한 바실리카와 예배당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종양 마을의 우리는 순전히 '조언' 때문에 목숨이 다할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가끔 든다."

 

"친구와 친척들은 확실히 선의로 안부를 묻는 일을 그만둘 수 없다.

되도록 그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방법 중 하나는

완곡한 표현이나 현실을 부정하는 말을 전혀 쓰지 않고 최대한 솔직하게 대답하는 것이다.

이를 가장 재빨리 해치우려면, 4기 암의 좋은 점은 5기가 없다는 점이라고 말하면 된다."

 

아무튼, 저자는 현대의학의 암치료란 치료는 모두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해서 조금이라도 생명의 양을 늘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늘리고 싶었던 삶도 끝이 났다.

 

무신론자는 현대의학을 동원해서 조금이라도 더 생명을 늘리는 사람일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아마도 우리나라 번역서 책 제목 때문에 든 질문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책을 덮으면서

그가 썼다는 <신은 위대하지 않다>도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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