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코드 선재에서 최근에 본 영화 오멸 감독의 <하늘의 황금마차>,
역시 기대한 대로였다.
우리집에서 가려면 한참 걸리는 씨네코드 선재까지 굳이 이영화를 보러 간 것은
순전히 웃기 위해서였다.
오멸 감독의 영화라면 웃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4형제를 연기하는 어설퍼 보이는 연기자들,
이국적으로까지 보이는 제주도 풍광과 낯선 제주도 사람들의 말투,
유쾌한 음악과 노래...
영화는 보는 내내 나를 웃게 해주었다.
사실 시나리오의 큰 줄기는 심각한 이야기다.
말기암, 치매에 걸려 죽어가는 큰 형,
집을 차지하기 위해 큰 형을 찾은 무능한 세 명의 동생들
한 사람의 죽음과 둘러싼 재산분쟁으로 인한 형제들의 실랑이,
생각만 해도 심각하고 무거운 주제다.
하지만 오멸 감독은 이렇게 무거운 주제도 가볍고 유쾌하게 다룰 수 있는 역량이 있다.
영화를 보면 내 생각에 동의할 수 있으리라.
내가 오멸 감독을 알게 된 것은 다른 두 편의 영화를 통해서다.
<어이그, 저 귓것>과 <뽕똘>.
처음에 오멸 감독의 영화를 보았을 때는 그의 연기자들의 어설픈 연기에 조금 어안이 벙벙.
하지만 영화를 보다보니 그의 영화 속의 잘 생기지도 않은 연기자들의 어설픈 연기와 오멸감독 스타일의 유머에 점점 익숙해졌다.
<어이그 저 귓것>과 이번의 <하늘의 황금마차>는 음악영화로서도 손색이 없다.
웃고 싶은 사람 만큼이나 음악을 즐기고 싶은 사람도 <하늘의 황금마차>를 놓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어쨌거나 오멸 감독 영화 때문에 씨네코드 선재를 계속 드나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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