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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향이 향긋한 쑥수제비

먹는 행복/점심 저녁식사

by 산삐아노 2014. 8. 1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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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얼린 쑥을 녹여 밀가루반죽을 해서 쑥칼국수를 만들어 먹었다는 이야기는 이미 했다.

그때 무려 700그램의 밀가룩반죽을 한 덕분에 쑥밀가루반죽이 제법 많이 남았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쑥칼국수가 아니라 쑥수제비를 끓이기로 했다.

 

쑥칼국수는 친구가 만들어준 것이었지만,

친구의 쑥칼국수를 응용해서 쑥수제비는 스스로 만들어 보았다.

 

쑥 칼국수처럼 감자와 양파, 호박, 파, 마늘을 넣고 거기다 쑥수제비를 띄우면 될 것 같았다.

국물은 채수를 이용하고, 감자와 양파가 잘 익도록 미리 넣었다.

파는 얼린 파를 사용했기 때문에 마늘과 더불어 미리 넣었다.

얼린 파는 질기다. 대개 얼린 야채는 질겨진다.

 

다음 수제비를 얇게 뜯어서 넣어야 하는데, 솜씨가 능숙하지 못하다 보니까 무척 시간이 걸렸다.

어릴 때 내게 수제비를 끓여준 도우미 아주머니는 수제비를 뜯는 솜씨가 대단했었다.

내가 아무리 흉내를 내보려고 해도 그 아주머니처럼 수제비를 얇고 재빠르게 뜰 수가 없다.

얇게 하기도 힘들지만 얇고 재빠르게는....

결국 어중간한 두께의 수제비를 천천히 뜰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감자와 양파, 파, 마늘이 완전히 녹아버렸다. 흑.

그나마 호박은 맨 마지막에 넣어서 녹는 운명을 피할 수 있었다.

 

간은 국간장으로 했다.

 

 

 

아무리 얇고 재빠르게 수제비를 뜯기가 힘들더라도

최진실 식의 수제비는 싫다.

밀가루에 물을 많이 넣고 물렁물렁하게 만든 뒤 밀가루 덩어리를 숟가락으로 뭉떵뭉떵 떠서 만드는 수제비 말이다.

게다가 김치국물을 이용해서 국물을 만들어 야채는 거의 넣지 않는 방식, 절대 반대!

 

수제비는 찰지게 반죽한 밀가루를 손으로 재빠르게, 얇게 떠서 넣는 것이 최고다.

시중에서도 손으로 얇게 뜬 수제비 먹기가 힘들다.

그만큼 만들기가 힘들다는 뜻이겠지.

 

다 만들어서 먹어보니 쑥칼국수나 쑥수제비나 맛있기는 마찬가지다.

 

수제비를 먹으니까,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도우미 아주머니의 수제비가 그립다. 

 

채식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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