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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마을에서 만난 고양이 두 마리, 카라멜과 방울이(경남 합천)

고양이가좋아/직접만난고양이

by 산삐아노 2014. 8. 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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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고양이 카라멜을 만난 것도 벌써 수 년 전.

이제 제법 나이가 든 티가 보였다.

 

카라멜은 원래 서울시내 길고양이의 새끼였다고 한다.

카라멜이라 이름 붙여준 지인은 불쌍한 새끼 고양이를 데려다가 입양하여 키운 것이다.

얼마나 사랑하면서 키웠는지 고양이는 길고양이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카라멜은 지인이 거처를 옮길 때마다 함께 이사를 다녔다.

그리고 최근에 정착한 곳이 경남 합천, 산골마을.

 

귀여운 아기 고양이였던 카라멜이 성숙한 자태를 보이니 세월의 흐름이 느껴졌다.

 

그런데 지인이 돌봐주던 또 한 마리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다.

그 고양이는 아주 나이든 길고양이였는데, 어느날 스스로 지인을 자신의 하녀로 임명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싸워서 다쳤을 때, 배고플 때, 잠자리가 필요할 때 등 뭔가 필요할 때마다

지인의 집을 찾아왔다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영역싸움에서도 밀리고 점점 지쳐가는 중이었다.

 

그 나이든 고양이는 결국 지인이 산골마을로 이사할 때 함께 왔다.

그런데 산골마을에서 영역싸움에 지고 2년 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고 하는데...

그 후로 그 고양이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지인은 "담비의 먹이가 되었을라나..." 했다.

 

대신 또 다른 고양이 한 마리를 거두고 있었다.

도시의 어떤 사람이 보낸 것이었다.

흔한 레파토리. 아이가 생겨서 더는 고양이를 키울 수 없게 되어 지인에게 맡긴 것이란다.

 

지인도 한 돐된 아이가 있지만, 그 아이만큼 카라멜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애완동물이 아니라면, 아이가 생겼다고 키우던 고양이를 내치지는 않으리라.

아무튼 내쳐져서 맡겨진 고양이는 검정 줄무늬가 있는 '방울이'.

비록 버림받았지만 산골마을에서 터를 잡은 방울이의 처지가 나쁜 것 같지는 않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카라멜를 다시 만나고 방울이를 알게 되었다.

 

<밭 주변에서 놀고 있는 카라멜과 방울이>

 

 밭을 유유히 가르며 다니는 카라멜은 도시보다 분명 자유로울 것 같았다.

 

 <옥수수 밭을 가로지르는 카라멜>

 <카라멜이 '응'하려는 듯. 카라멜 뭐하니?>

 

<햇살 아래 꼬박꼬박 졸고 있는 카라멜. 얼굴에 파리가 붙었는지도 모른다. 운 좋은 파리.

카라멜의 앞 발이 귀엽다!>  

 

<산골에서 사는 고양이 답게 목욕을 하지 못한 모습이다. 털이 좀 엉겨 보이네...>

 

카라멜은 암 고양이라서 영역 싸움에서 자유롭다고 한다. 반면 방울이는 숫고양이라서 영역싸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 동네 왕초 고양이가 있는데 몸집도 좋고 싸움도 잘 한다. 이 왕초 고양이에게 지인의 나이든 전사 고양이가 내쫓겼던 것이다.

방울이도 왕초 고양이 눈치를 보며 살고 있다는데, 워낙 날쌔서 도망을 잘 다니는 덕분에 싸움에서 피범벅이 되는 일은 없다고.

 

 <방울이는 몸집도 카라멜보다 큰 것 같다. 얼굴 좀 보여줘~>

<방울이도 따뜻한 햇살에는 어쩔 수 없다. 방울이가 한가롭게 졸고 있는 모습.>

 

<나 이렇게 생겼어. 어쩔래? 하는 모습 같다. 방울이의 눈빛이 매썹다.>

 

고양이들은 내게 큰 관심이 없었다.

지인이 밥을 주지 않을 때 내가 쳐다 보고 있으면 밥 달라고 냐옹거릴 뿐.

자기들의 세계에서 살아가느라 여념이 없다.

 

사람과 고양이가 서로의 세상에서 적당히 걸쳐 공존하는 모습이 도시의 아파트 안에서 사는 고양이들과는 차이가 나 보인다.

이제 또 한참이 지나서 보게 될지 모르겠다.

카라멜, 방울아, 산골마을에서 잘 살아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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