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운이 좋았다.
마침 오레에 도착해서 '목요유기농장터'를 기웃거릴 기회가 생기다니!
이 특별한 장은 노틀담 광장에서 열렸다.
알아보니 요즘 이 목요유기농장은 저녁 5시부터 8시까지 열리는 저녁장으로 바뀌었다.
보다시피 장은 한산한 편이었다.
빵 가게, 야채가게, 쨈파는 가게 등이 있다.
앞에서부터 쨈, 빵, 야채가 보인다.
까시스(까막까치밥나무열매), 프랑부아즈(나무딸기열매) 쨈들이 보인다.
빵은 보기만 해도 몸에 좋을 것 같다. 한국에서 파는 빵은 버터나 설탕이 들어 있지 않는 것이 없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점심, 저녁 식사로 이용하는 빵에는 설탕이나 버터가 들어 있지 않다. 소금이 들어 있거나 없거나 할 뿐이다. 따라서 빵이 식사대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파가 싱싱해 보인다.
처음 프랑스에 도착해서는 파가 너무 거대해서 놀란 기억이 있다.
한국 파는 부드럽고 작은 편이라서 요리를 할 때 물이 끓고 나서 넣어 살짝 익히지만
프랑스는 파는 그렇게 먹을 수 없다. 미리부터 익혀야 부드럽게 먹을 수 있다.
신선처럼 보이는 농부 할아버지도 계셨다. 할아버지가 농사지은 야채들은 특별히 영양이 많을 것만 같다.
점심을 먹지 못해서 요기할 것이 없나 해서 장터를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바로 아래 가게.
한 눈에도 친절해 보이는 부부가 하는 갈레뜨, 크레프 파는 가게.
이 가게의 재료는 모두 유기농법으로 지은 지역농산물이라고 광고하고 있다.
이 가게에서는 제법 줄을 서야 했다.
갈레뜨, 크레프를 한 장씩 사면 60 상팀,12장을 한꺼번에 사면 7유로(약 만 원 정도)라고 쓰여져 있다.
친구는 소시지가 든 갈레뜨(3유로), 나는 치즈가 든 갈레뜨(2.50유로)를 선택했다.
레스토랑에서 먹은 갈레뜨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맛있는 집이었다.
브르타뉴를 여행하다보면 갈레뜨와 크레프를 파는 레스토랑은 흔하다.
그 중에서 유기농재료를 이용한 레스토랑도 있다.
유기농재료를 이용한 식당이 있으면 그곳을 이용한다.
그런데 그때까지 먹은 갈레뜨를 통틀어서 이 장터 가게에서 먹은 갈레뜨가 최고였다.
친구는 소시지 갈레뜨를 순식간에 먹어치우고
다시 소시지 갈레뜨를 시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디저트로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선택했다.
노랑 하얀색 지붕을 한 <르 망다렝 Le Mandarin>이란 간판을 건 아이스크림 가게.
장인이 만들었음을 내세우고 있고 아이스크림 하나에 3유로 50. 한국돈으로 약 5천원.
아이스크림 볼 하나에 5천원이니까 엄청 비싼 셈이다.
우리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선택했다.
아... 환상적인 맛.
지금껏 먹어본 아이스크림을 모두 합쳐도 이 맛에 비교할 수 없다.
베스킨 라빈스같은 쓰레기 아이스크림은 감히 아이스크림이라는 이름을 내걸어서는 안 된다.
이탈리안 아이스크림을 내걸고 판매되는 한국의 넘쳐나는 아이스크림도 오레의 아이스크림에 비하면 형편없는 맛이다.
실제 이탈리아에서 맛있다는 아이스크림을 사먹어 보았지만 그것도 오레의 아이스크림에 비할 수 없다.
한국에서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표방하는 아이스크림도 먹어보았지만 맛이 없었다.
누구는 <한살림>의 유기농 아이스크림인 최고라고 극찬을 했지만
아직 <한살림>의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맛보지 못해서 비교할 수는 없다.
아무튼 오레의 아이스크림을 먹고 난 후 난 아이스크림을 한동안 먹지 않게 되었다.
한참 시간이 지나서 어쩌다 아이스크림을 먹을 기회가 생겨도 맛이 없어 오레의 아이스크림을 떠올리곤 한다.
언젠가 다시 브르타뉴에 간다면 오레의 아이스크림을 한 번 더 먹어보고 싶다.
난 지금까지도 오레의 아이스크림을 그리워하며 산다.
덕분에 아이스크림을 덜 먹으니 건강에는 도움이 된다.
오레의 목요유기농장터에서 먹은 갈레뜨와 아이스크림, 오레 관광에서 최고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내게는 브르타뉴 곳곳에서 먹은 음식들 가운데 최고의 먹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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