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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갈등이 부딪치는 순간

사노라면

by 산삐아노 2014. 7. 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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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여러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의견차이로 사소한 갈등이 생겨나기도 한다.

 

 

날씨가 하루하루 더워지니, 도장 수련 중에 땀이 뻘뻘 난다.

그래도 에어컨, 선풍기를 틀지않고 창문만 열어두고 수련한다.

 

이른 아침에도 기온이 20도를 넘어가는데 더위로 괴로워하는 도우가 생긴다고 해서 이상한 일은 아니다.

 

아니나 다를까, 한 도우님이 에어컨을 틀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셨다.

에어컨이란 물건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수련 중에 에어컨을 트는 것에는 개인적으로 반대다.

그래도 내 의견만 고집할 수는 없다.

 

도우님은 '출근하기 전에 땀이 너무 나면 좋지 않아서'라고 덧붙이신다.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는 일을 하는 도우님 입장에서 이해 못할 것도 아니다.

 

그래서 다른 도우님들께 의견을 여쭤보았다.

 

한 도우님은 땀을 쭉 빼기 위해 겨울 수련복을 입고까지 수련을 하신다면서 에어컨을 트는 것에는 반대하셨다.  

또 다른 도우님은 땀이 많이 나긴 하지만 꼭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괜찮은데... 말씀을 흐리셨더니 '에어컨 없이 수련하자'고 하셨다.

에어컨을 틀어도 되고 안 틀어도 된다는 도우님들도 계셨다.

 

아무튼 직장 출근을 해야 하는 도우님 입장에서는 샤워할 수는 없는 형편인데 땀이 나면 곤란할 것도 같았다.

 

그래서 최연장자인 도우님께 의견을 여쭤보았다.

 

"덥다면 할 수 없지."하시면서 시작할 때 틀었다가 중간에 끄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신다.

 

오늘 수련은 그 분 말씀대로 해보았다.

 

덕분에 난 수련을 망쳤지만, 그래도 그 도우님께는 도움이 되었을테니...

 

 

수련이 끝나고 차 한잔씩 나누는 자리에서

한 도우님이 강력하게 에어컨 사용을 반대하셨다. 건강상의 이유 때문이었다. 

그랬더니 에어컨을 사용하자는 도우님이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된다는 쪽으로 자기 의견을 숙이셨다.

 

하지만 각기 사정이 다른데, 강압적으로 상대의 의견을 묵살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

 

결국 강력히 반대하신 도우님도

"사람들 눈치 보지 말고 덥다 싶으면 스스로 알아서 틀고 사용하세요."라고 선선히 말씀해주신다.

 

결국 대부분의 도우들이 에어컨 사용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에어컨을 사용하고 싶다는 도우님의 의견을 묵살하지는 않으셨다.

 

아무도 언성을 높이지않고 서로의 의견을 개진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들어보고 서로를 배려하는 자리,

정말 그 어떤 공간보다 민주적인 자리였다.

 

우리나라 정치 공간도 우리 도장처럼

소수자의 의견에도 귀기울이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고 조금씩 양보하는 미덕이 빛을 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결국 갈등이 생기는 것도, 의견이 다른 것도 문제가 아니다.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면서 그 상황을 어떻게 정돈해나가느냐가 중요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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