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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건물을 개조한 레스토랑, Maison des Marmousets (프랑스, Ploermel)

나들이예찬/먹고마시고자고

by 꿈꾸는 산삐아노 2014. 7. 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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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브르타뉴 내륙지역을 여행하던 중, 조슬렝이란 곳에 가기 위해 잠시 지나간 마을이 있었다.

브로셀리앙드 숲 가까이 위치한 작은 마을, 인구가 만 명정도밖에 되지 않는 쁠로에르멜(Ploermel).

특별히 관광을 하고 싶었던 곳은 아니었지만 지나가는 길이기도 하고 차시간 때문에 좀 여유가 있어

이곳을 산책하고 여기서 점심도 먹기로 했다.

 

여기 저기를 둘러 보다 점심식사는 이 마을에 목조골조의 벽(Pan de bois)으로 가장 유명하다는 건물,

Maison des Marmousets(마르무제트 집안의 집)에서 먹기로 했다. (7, Beaumanoir, 56800 Ploermel )

문화재가 레스토랑이 된 것이다.

브르타뉴를 여행하다보면 문화재가 된 건물이 레스토랑이나 카페로 변모한 곳이 많다.

건물자체가 특색있고 아름다워서 그곳에서 식사를 하거나 커피나 차 한 잔하면서 여유를 부리는 것도 즐겁다.

 

 

 Maison des Marmousets의 전면이 보인다.

골목이 너무 좁아서 내 카메라로 건물 전면을 모두 잡으려니까 이렇게 비스듬히 찍을 수밖에 없었다.

언뜻 보기에도 건물이 나무 골조의 벽을 가지고 있고 나무조각상으로 장식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건물은 전면에도 표시되어 있지만 1586년에 지어진 것이다. 16세기!!!

건축가는 Jean Caro라고 한다.

브르타뉴에서는 나무골조벽의 오래된 건물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그 모습이 특색있고 아릅답다. 

게다가 이 집에는 나무로 만든 인물조각상까지 있어 더욱 멋지다.

전면의 양식은 르네상스식이지만 인물상은 고딕 스타일이라고 한다.

광대, 주교, 상인등의 인물들이 재미나게 표현되어 있다.   

 

이토록 오래된 건물, '마르무제트 집안의 집'에는 현재 <Les Ateliers Gourmands(식도락의 아틀리에)>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크레프와 샐러드를 전문으로 파는 곳이었다.

 

 

식당 문을 밀고 들어가면 붉은 빛이 지배하는 소박하면서도 산뜻한 식당 내부가 이어진다.

우리는 계단을 걸어 이층으로 올라갔다.

 

실내는 약간 어둡지만 빛이 은은하게 들어온다. 편안한 느낌이다.

나는 사진 속에 보이는 맨 안쪽 자리를 선택했다. 

 

실내에서도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고가구도 인상적이다.  

 

이런 크레프 가게에 들어서면 가장 기본적인 갈레뜨를 시키곤 한다.

어떤 식당이든 그 가게에서 저렴하고 기본적인 메뉴의 맛을 보아야 그 식당의 맛을 알 수 있다는 주의다.

그래서 달걀과 햄이 들어 있는 갈레뜨를 시켰다.

사실 채식을 지향하는 난 햄을 먹지 않는다.  브르타뉴 지방을 여행하면서는 채식을 고집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물론 난 어떤 음식이든 먹을 수 있다. 채식은 정치적 선택이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평소 먹지 않는 햄이 든 갈레뜨를 먹기로 했다.

 

 

 

넓적한 갈레뜨(<참고> 메밀가루에 소금, 물을 넣고 부친 것으로 크레프와는 구분되지만 가게 이름은 보통 크레프 가게다. 그래도 식사로는 갈레뜨를, 디저트로는 크레프를 먹는다. 크레프는 버터와 우유가 들어간 것이다.) 속에

생달걀, 햄, 치즈를 넣은 것으로 그야말로 너무 간단한 음식이다.

 

이 브르타뉴의 대표적이고 전형적인 전통식사가 바로 이 갈레뜨다.

그만큼 이 동네가 가난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은 이 지방의 크레프가 전세계적으로 알려져 사랑받고 있지만,

갈레뜨와 크레프는 바로 가난이 낳은 음식이다.

 

브르타뉴를 여행할 때는 점식식사로 대개 갈레뜨(주요리), 크레프(디저트), 커피 한 잔을 먹을 때가 많았다.

값도 저렴하고 맛도 무난하고 크레프가게는 도처에 흔하니까.

 

플로에르멜의 이 멋진 건물의 식당 음식은 상상했던 것과 전혀 딴판으로 맛이 없었다.

브르타뉴의 갈레뜨 많이 먹어보았지만 가장 맛없는 갈레뜨 중 하나였다.

그야말로 역사적인 건물과 편안한 실내 분위기에 기대서

싸구려 음식장사를 하고 있다고 밖에.

 

처음 이곳을 들른 관광객이라면 건물에 혹해서 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텐데,

이렇게 역전음식처럼 만들다니 정말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건물을 즐긴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맛없는 음식으로 뱃속을 채운 채 주변을 잠시 둘러보다 바로 조슬렝으로 떠났다.

 

누군가 이 동네를 관광하러 온 사람이 있다면, 밖에서 건물만 구경하고 식사는 다른 곳에서 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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