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근에 본 장진감독의 영화는 <우리는 형제입니다>이다.
그런데 이 코미디 영화는 내가 싫어하는 류의 코미디다.
소위 울리고 웃기는 코미디.
장진감독까지 이런 식의 코미디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데,
장진 감독의 코미디로는 기대 이하다.
게다가 스토리 속의 어머니의 정체는 참으로 막연하고 불분명하다.
사실 내가 장진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제공하는 웃음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각본만 쓴 영화, 그가 각본도 쓰고 연출도 한 영화, 그가 출연까지 한 영화 등
그의 코미디가 담긴 영화들에 특별한 관심이 있다.
그가 직접 연출하지는 않았지만, 각본을 쓴 영화로는
<동감>,<웰컴투 동막골>, <바르게 살자>, <강철중:공공의 적 1-1>이 있다.
이 중 <동감>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코미디 영화다.
그리고 각본뿐만 아니라 연출까지 한 영화로는
<간첩 리철진>,<킬러들의 수다>, <아는 여자>, <거룩한 계보>,<퀴즈왕>, <하이힐>이 있다.
<간첩 리철진><하이힐>을 제외하면 모두 코미디 영화다.
자신이 연출한 코미디 영화 중 <킬러들의 수다>, <아는 여자>, <퀴즈왕>에서는
단역까지 맡아 연기도 한다.
장진 감독의 <킬러들의 수다>는
인간의 원한과 복수심을 다룬 블랙코메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재미있다.
등장하는 배우들도 화려하다.
신현준, 신하균, 정재영, 원빈, 정진영, 공효진,손현주 등 주연에서 조연까지
장진감독이 까메오로 출현했다고 하는데, 글쎄 잘 모르겠다.
<퀴즈왕>도 출연배우 화려하기는 <킬러들의 수다> 못지 않다.
류승룡, 류덕환, 심은경, 장영남, 김수로 등이 주연으로 나오고 정재영과 신하균이 조연으로 나온다.
가수 이수영이 조연으로 나오고 역시나 장진 감독이 형사로 출연한다.
그런데 나는 사람들이 <퀴즈왕>을 왜 저평가하는 지도 잘 모르겠다.
인간의 욕망을 다루는 흥미로운 영화라서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을텐데...
<퀴즈왕>만 제외하면 그의 코미디 시나리오는 대중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셈이다.
장진의 코미디 각본은 정말 재미나다.
그런데 도대체 연기는 왜 하는 걸까? 히치콕 흉내라도 내고 싶었던 것일까?
연기도 잘 못하면서.
아무튼 그가 써내려간 코미디 시나리오가 왜 그토록 재미난지 분석이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분석하지는 못했다. 장차 연구가 필요한 대목.
만사 지루하고 시들하다면 장진이 각본을 쓴 코미디 영화를 보라고 권하고 싶다.
참고로, 장진감독의 코미디 시나리오 작품 대부분에 등장하는 배우는 바로 정재영이라는 사실이다.
<퀴즈왕><우리는 형제입니다>를 제외한 나머지 영화 모두에서 주연이다.
장진 감독은 자신의 코미디를 잘 연기해 줄 배우로 정재영을 꼽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나는 그의 선택이 탁월하다 본다.
갑자기 든 생각인데, <우리는 형제입니다>의 형이 정재영이었으면 어땠을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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